가족이니까요, 박다솜 글 그림 리뷰
아이가 자기 전 최소 두세 권씩은 동화책을 읽어준다.
좋아하는 책은 연속으로 두번 읽어주기도 한다.(언제자니ㅎㅎ) 가끔은 어느새 내가 먼저 잠들기도...
우연히 발견한 <가족이니까요>, 책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묘사한다. 가족 구성원과 형태도 다양하다. 아이가 화자가 된 것처럼, 동물이 아이의 시각으로 가족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말한다. 그들 모두는 다 다르지만 사랑받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가족으로 따스하고 살뜰히 챙겨준다.
가족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난 비록 반려동물은 키우지 않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동화책에서 첫장은 민재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민재는 거북이지만 민호 형(아이)과 민지(동생거북), 엄마(민호엄마) 이렇게 넷이 한집에 산다고 말한다. 아빠는 구성원에 없다. 비록 동물이 화자지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아이는 한달에 2번정도, 1박 2일로 아이 아빠와 시간을 보낸다. 다녀올 때마다 눈물바람이다. 예전보다 점점 우는 시간이 줄고 전환?이 빠르긴 하지만, 이미 차를 타고 오며 자다 깨서는 아빠와 헤어질 시간이 아쉬운지 그 순간에는 나를 보며 운다. 그게 항상 마음이 아프지만 겉으로는 담담하게 아이의 감정을 자기 자신이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 주고, 가끔 대화를 해본다.
동화책을 읽으며 아이는 웃으며, 우리는 한집이 아니라 두집에 사는 가족이라 말한다. 한편으론 그렇게 말하는 아이가 안쓰러우면서도 아이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대견하다. 또래에 비해 말과 눈치가 빠른 아이는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가끔 아빠 집에서는 ~를 했어. 라고 말하기도 한다. 집은 가족이다.
아이가 아빠를 좋아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큰 의미로 보면 가족의 범주에는 들어가는 게 맞다.(물론 법적관계는 예외다) 그래서 아이는 '두 집=두 가족이라고 표현했나 보다. 따로 두 가족이지만 아이는 두 가족 모두를 사랑해 주고 있다.
매 추석마다 아이를 보내야 한다. 두 가족의 마음으로, 그들만의 시간을 존중하기로 했다. 아이는 추석 연휴를 아빠와 보내고 올 것이다. 그리고 나는 따로 또 같이, 이 과정을 또 지나보낼 것이다. 상처를 잊고 살다가 이따금씩 마음의 흉터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 흉터마저도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그저 나도 나와 아이를 사랑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아이는 또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