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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민 Jan 01. 2021

하고 싶은 게 마음대로 안돼, 다른 뭐가 되려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처음으로 사회에서의 소속감이 사라진다는 불안감에 떨었던 적이 있다. 

전문대학교였기에 졸업을 하자마자 취업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편입을 하거나 하는 친구들을 보며 아무런 미래도 소속이 정해지지 않고 있는 나의 상황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학교 근처에서 취업사진을 가장 잘 찍는다는 사진관에 가서 이력서용 증명사진을 찍었다. 22장의 증명사진을 받고 나서 '이력서 22장 안에 모든 게 끝나게 해 주세요.' 하며 4평짜리 조그마한 원룸에 앉아 여기저기 이력서를 썼던 것 같다. 

 처음에는 한 10군데 정도 넣으면 한 세 군데 정도 연락 와서 바로 취직할 수 있겠지 하며 쉽게 생각을 했는데 현실은 한군데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으며, 심지어 내가 보낸 메일을 읽지 않았던 곳도 있었다.  나와 같은 처치에 있던 대학 친구와 함께 하루 종일 공고를 살피고 이력서를 넣으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고,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한 마음은 점점 더 심해져 소속감이 없다는 무기력감과 박탈감에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뭐가 되긴 할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되는 일이 없거나 간절했던 일이 되지 않을 때 심한 무기력감과 박탈감을 느낀다. 

안 되는 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보단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시간이 조금 더 흘러 현재에서 과거의 일을 생각했을 때 " 별거 아녔네, 그땐 왜 이리 심각했지?" 혹은 " 바랐던 것보다 지금 된 게 훨씬 더 좋다."라고 생각하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한다. 혹은 잘 안 풀리는 상황 속에서 노력하며 무언가를 얻거나 배우며 성장하기도 한다.

 나 또한 22살에 취직 걱정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현재 24살이 된 시점에서 회상하면 과거 나의 생각이 너무도 조급했으며, 극단적인 감정이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신이 나한테 조금 더 인생을 즐기라고 쉽게 취직이 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는 다소 동화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과거에는 정말 '취직 못하면 인생 답이 없다.'라는 생각이 강했기에 전체적인 상황을 잘 살피지 못했던 것 같다. 


 원하는 일이 다 되는 세상에서 살면 좋겠지만 소원으로 그치는 경우가 더 많은 세상이다.

일이 너무 안 풀릴 땐 자책하며 우울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단 

"다른 더 좋은 게 되려고, 이번에 일이 잘 안 풀리는구나." 하며 가볍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너무 터무니없고, 대책 없는 생각이라 느낄 수 도 있겠지만 

어쨌든 좌절감은 아무것도 얻어다 주지 못한다 그러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마음가짐이라도 바꿔 보자.

내 능력과 모습에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인정하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은 미래의 내 모습으로 과거의 '나'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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