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대신 근육 적금

등산에 미친 자의 고백

by 후니언니


요즘 내 주말은 등산으로 도배된다.

최근 한 달 동안 관악산, 불암산, 계양산 두 번, 수락산, 안산까지… 누가 보면 산악회 임원인 줄 알 거다. 사실 나는 주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파'였다. 조금이라도 수틀리는 날 고민 없이 바다로 향했다. 신나게 드라이브하다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렜다. 그런데 요즘은 산이 좋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산에 미쳐 있.

바다의 감동은 빠르게 끝나지만, 산은 감동 플러스 여운 플러스 짱짱한 하체 근육까지 패키지로 챙겨준다.


예전엔 등산하는 사람들을 보면 ‘황금 같은 주말을 왜 산에 낭비해?’, ‘등산복을 왜 비싸게 사?’ 전혀 이해 못 했는데, 이젠 그들이 나다. 등산 전날 밤이면 설레서 잠도 안 온다. 당일 아침엔 가슴이 콩닥콩닥.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한다.


“미친,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지? 다신 안 와 진짜.”


그리고 정상에 서면 내 머릿속에 지우개처럼 싹 잊는다. 발아래 펼쳐지는 경이로운 풍경은 모든 을 내려놓게 만든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다음 산을 검색한다. 이쯤 되면 거의 연애다, 험한 연애.



"데이트보다 달콤한 등산"


등산은 정말이지 가성비 최고의 운동이다. 수십만 원짜리 PT보다 인간적이고, 솔직하다. 주 1회만 해도 체력이 쭉쭉 오른다. 일단 헬스장 기부 천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체력이 쌓이면서 웬만한 오르막은 껌이 되고, 퇴근 후에 뭔가를 할 수 있는 기운도 생긴다. 밥은 또 왜 그렇게 맛있지...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등산의 진짜 묘미는 '혼산'이다. 마음만 먹으면 혼자 올라갔다가 적게는 둘, 많게는 여럿이 우르르 내려올 수도 있다. 대화할 사람이 지천에 널려있으니 외로울 틈이 없고, 따스한 응원과 눈인사에 자신감 충전도 무한으로 가능하다. 며 가며 지하철 요금과 계절에 맞는 편한 운동복, 막걸리 사 먹을 약간의 돈만 있으면 준비 끝! 가성비, 가심비 모두 만족다.


등산보다 오래 걸린 도가니탕 맛집 줄서기



“운동은 보험이고, 근육은 통장이다”


사실 이런 말하기 싫지만, 돈 없으면 아픈 것도 사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 진짜다. 병원 침대에 누워봐야 그 말이 현실이 된다. 우리 가족도 그랬다. 엄마는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아팠지만 병원 갈 여유가 없었고, 아빠는 아픈 허리를 끌면서 매일 일터로 향했다. 나도 큰 수술을 두 번 받았다. 고작 일주일 입원에 병원비 1,850만 원. 내 통장도 같이 수술당했다.


우리는 다 아팠고, 그때마다 돈이 절실했다. 아픈 가족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은 서글펐고,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돈,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건강이 무너지면 돈은 새기만 하고, 절대 쌓이지 않는다. 통장은 마이너스로 버텨도 되지만, 몸은 마이너스로 가면 경고 없이 무너진다. 죽어라 회사 다니고, 투잡 고민하고, 주말 알바 뛰는 것도 좋지만… 건강이 없으면 그 모든 노력도 헛수고다. 건강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지금 내가 산에 오르는 건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오늘 흘린 이 땀이, 이 숨이, 미래의 병원비를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나에게 운동은 보험이고, 근육은 통장이고, 등산은 최고의 적금이다.


그러니 이번 주말, 미래를 위한 적금 하나 가입하시는 거 어때요? 돈보다 소중한 건강, 산에 가면 공짜로 챙길 수 있습니다!!


근육 돼지로 변신 중




먹는 것까지가 운동, 막걸리 수혈까지가 등산!

운동 보상심리가 발동하여 평소보다 더 먹게 되지만, 행복하니까 괜찮아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 또 산에 갑니다. 살 빼러…)


등산 적금로 체력을 차곡차곡 쌓다 보면

언젠간 5층 빌라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날을 기약하며 미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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