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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Oct 11. 2023

티끌 실천으로 태산 목표 이루기!

하찮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운동을 멈춘 지 어언 100만 년. 운동을 언제 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금방 바닥난다. 저녁에 잠을 자며 충전된 체력이 오전에 모두 소진되는 기분이다. 마치 나의 스마트폰 같달까?! 사용한 지 4년 넘은 나의 스마트폰, 갤럭이는 100% 충전을 해도 금방 배터리가 닳고 만다. 갤럭이를 닮은 나의 체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잠으로 100% 충전했음에도 오전이면 거의 방전이다.


이러한 방전의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하나는 나이가 들었음이고, 둘은 운동 부족이다.


올초 받은 건강검진 체크리스트의 “운동 부분”에 모두 아니오를 표시했다. 나의 체크리스트가 당황스러웠는지 의사선생님께서는 다시금 물으셨다.


“평소 운동을 하나도 안 하세요?”

“네”

“운동 좀 하세요”

“네”


대답은 잘한다. 그때 이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현장체험학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 안, 학급 아이들이 나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선생님, 엄청 피곤해 보여요.”

“정확하게 봤어!”

“진짜 피곤해 보인다고요!!”

“정확하게 봤다고 말했다고요!”


뭐가 웃기는지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과 나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연신 키득거린다.


피곤에 찌든 나를 되돌아보며, 결단을 내렸다. 미루고 미루던 하찮은 목표를 설정하기로 한 거다.


하루에 딱 3분만 집 앞 초등학교를 걷는다는 목표! 하찮은 목표는 [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라는 책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 책의 작가, 내성적인 건물주는 우리가 목표한 것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거대한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란다. 그 거대함에 주눅 들어 사람들은 도전하기를 꺼린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책의 말을 교훈 삼아 아주 하찮은 목표로 3분 걷기를 결정했다.


집 앞 학교라고 했지만, 학교까지 걷는데 3분. 걷기를 위해 운동장 한 바퀴를 뛰다시피 걷는데 3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3분. 약 10분의 목표다.


나름 하찮다 생각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3분 만에 포기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낯선 개가 학교 앞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개를 보는 순간, 뉴스에서 봤던 개에게 물려 큰 부상을 입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찮은 줄 알았던 목표가 어쩌면 조금은 그럴싸한 목표였는지도 모른다. 헬스장을 다니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곳에는 헬스장이 없다. 농촌이라 없다기보다 내가 사는 이곳에 없을 뿐이다. 운동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농촌의 시계를 반영하듯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하기는 조금 아쉽다. 그래서 더 하찮은 목표로 수정하기로 했다. 유튜브를 보며 3분 운동하기. 그렇게 인터넷을 검색하니 수많은 영상이 뜬다. 나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 많은가 보다. 딱 3분. 조금 정확하게는 3분 03초를 운동했다. 누군가에게는 우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작은 실천이 꽤 큰 뿌듯함을 선물한다.


다짐만 하고 미루는 게 있다면, 하찮은 목표가 될 때까지 쪼개고 쪼개서 하나씩 실천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이 글 역시 ‘조금 더 완벽한 글을 써야지’라며 미루던 마음을 접고, ‘하루에 한 줄이라도 매일 쓰자’라는 하찮은 목표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글을 쓰니 이렇게 3일 연속 글을 쓰게 된다. 물론 이렇게 쓰다가 언젠가는 한 줄만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된다. 원래 한 줄만 쓰려고 했던 목표였으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하찮아질 때까지 쪼개 보자. 그 하찮은 ‘티끌 실천’이 모여 언젠가 ‘태산 목표’에 올라서게 될 테니까.


*덧대는 말 : 태산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해도 뭐 어떤가. 오늘의 티끌 실천이 가져다준 나름의 뿌듯함만으로도 꽤 괜찮은 실천 동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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