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지난 상처를 쉽게 잊지 못하고 자꾸 되새기게 된다. 그럴 때면, 나만 유독 이렇게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만난 나무 박사님께서 나무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나무는 자라면서 받은 상처를 잊지 않고 간직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면 나무가 썩거나 죽을 수도 있단다. 그래서 나무는 상처를 간직하며 상처의 아픔을 덮을 수 있을 만큼 빠른 성장을 택한다고 한다. 나무의 상처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돌아봤다.
내가 지난 상처를 되새기는 일이 잘못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그 상처에 머무르며 아파하기보다는, 나무처럼 그 위에 새로운 자신을 쌓아가며 성장해 가는 것이다. 상처를 덮으며 더 나은 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장일 수 있다. 나무가 상처를 품은 채로 더욱 단단해지듯, 우리 또한 상처를 안고 조금씩 자라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