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面'이 아닌 '面线'이다.
국수를 통칭하는 면(面)일 진데, 굳이 몐시엔(面线)이라 부름은 지역색이다. 푸젠성(福建省)을 일컫는 闵(민) 남부 지역과 타이완의 음식이다.
두께의 차이는 확연하다. 몐시엔의 면은 가늘다. 가느니 부드러워 넘김이 매끄럽다.
송대(宋代)부터 유래한 몐시엔의 특질은 '丝细如发、柔软而韧、入汤不糊'라 한다. 실을 뽑아낸 듯 가늘고, 부드러우나 탄력이 있어, 탕에 넣어도 퍼져 풀어지지 않는다.
가늘고 긴 면은 장수(長壽)를 상징한다. 몐시엔의 고향에서는 생일을 포함한 축하와 기복의 날에 몐시엔과 오리알을 선물했다. 오리알은 '鸭蛋'인데 푸젠성의 방언으로 '压浪'과 발음이 유사하다. 풍랑이 잠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푸젠성은 바다에 면해있어, 바다에 기대어 밥을 벌어먹는 사람이 많았다.
관습은 그대로 음식으로도 발전해 타이핑몐(太平面)이 되었다. 몐시엔과 오리알 2개를 육수에 말았다. 이름 그대로 무사안일과 태평을 기원한 음식이다.
蚵仔大肠面线.
푸젠성에 이름난 재료들을 넣었다. 굴과 돼지 대창을 넣은 몐시엔이다.
푸젠성의 남부와 타이완은 굴의 산지다. 푸젠성은 훠투이(火腿, 돼지고기 햄)의 고향일 만큼 돼지고기의 질이 좋다. 지역의 이름난 두 개의 재료를 한데 모았다. 바다의 향과 육지의 맛이 가는 면과 함께 걸죽하게 섞였다.
국물은 감자 전분을 풀어 진득하다. 슴슴하게 달달하며, 새콤한 듯 구수하다. 면은 오래 삶아 편안한데, 수저로 떠 먹어도 좋을 만큼 넉넉하다. 걸죽한 국물과 느슨한 면발이 마치 죽을 떠 넘기 듯 포근하다.
대창은 고소하고 굴은 향긋해, 면을 먹는 중간중간 맛의 변곡이 생긴다. 튀지 않는 국물과 면이 바탕이라면 굴은 알알이 터지는 식감과 그 향으로 바다를 말하고, 대창은 씹을수록 번지는 고소함으로 무게를 잡는다. 굴과 대창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인데, 상극과 같아 보이는 합이 가는 면에 얽혀선 진한 국물에 잘 녹았다.
젓가락으로 면을 당겨 먹고, 굴과 대창을 집어 먹다, 수저를 들어 국물과 면과 대창과 굴을 떠지는대로 입에 넣게된다. 한 그릇을 다 비워도 속이 편안하다. 색다르지만 과하지 않고 익숙한 듯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