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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by 무릎

오월_무릎


장미꽃이 넉넉히 흔들린다

막바지를 만지는 분주의 봄


계절과 계절 사이의 바람은

최대한 선명해서

짙어라, 당신의 향기


바람 빌어 안간힘 써도

서로 닿을 수 없는 나무들

그 그림자는 꼭 먹구름 같아

울지 못할수록 더 젖는 그늘에

내 마음을 하나씩 떼어 앉혀보며


이 오월을 버텨도 될까

사랑했던 찬란만 생각하면

나는 고개를 들 수 없는데


영영 외딴섬이 되었다는 오월을 떠올린다

다음은 왜 암시랑도 않게 오는가

내일을 넘어뜨릴 발부리 모양으로

내 몸, 이리저리 접어보다가


있지, 넘어져도 죽지 않는 나무들이 있다면

좋겠다 천국이겠다 오래가는 오월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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