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문자로 읽으려고 하는 만 5-7세 아이를 위한 파닉스 교육법
앞선 글에서 한글 교육은 통문자보다는 처음부터 적기에 파닉스로 도입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밀씀드렸습니다. 통문자 교육은 한글과 같은 소리 글자보다는 한자와 같은 뜻 글자에 더욱 어울리는 방식입니다.
https://brunch.co.kr/@waysbe/90
만 3-4세에 파닉스로 한글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대체로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문자에 관심이 많고 분석적 사고가 발달한 일부 아이들은 통문자를 하다가 스스로 파닉스의 규칙을 깨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은 소수이며, 통문자 교육을 접한 모든 아이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글을 읽게 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좌뇌가 발달하기 시작하는 만 3-4세에 한글 파닉스로 다시 한글을 배운 후에 읽고 쓰기가 가능하게 되죠. 통문자 교육을 시킬 정도의 부모님이라면 한글 교육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보통 유치원 교육 2년차에는 한글 파닉스를 시작하십니다. 이 시기는 한글 쓰기와 읽기의 적기이므로 한글 파닉스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통문자에서 파닉스로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달아서든 엄마에 의해서든 넘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자녀가 만 2-3세에 통문자 교육을 받았다면, 이후 한글 학습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파닉스로 넘어가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통문자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파닉스 도입 시기가 늦어진다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인 만 6세는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아이의 한글 떼기에 힘쓰는 시기이죠. 만 3-5세까지는 많이 놀고 공부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던 부모님들도 이 시기에는 한글 교육을 시작하십니다. 그런데 만약 만 6세(초등학교 입학 직전, 한국나이 7세)에 한글 파닉스를 가르친다면 통문자 교육을 받은 아이가 더 수월하게 배울까요, 통문자 교육을 받지 않고 한글 학습을 처음 접하는 아이가 더 수월하게 배울까요?
의외로, 통문자 교육을 받지 않고 한글 학습을 처음 접하는 아이 입니다. 한글에 대한 경험이 많은 아이가 한글 파닉스도 쉽게 뗄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음가를 분석하고 조합하여 글자를 만들어 쓰고 읽는 능력은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는 능력과는 전혀 다른 능력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통문자로 외우고 있는 단어가 별로 없는 만6세 아이이면서, 한글 학습에 필요한 좌뇌와 사고력, 어휘력이 충분히 발달한 상태라면 만 4-5세 아이보다 더 빠른 속도록 한글을 깨우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 6세 아이들 중에는 한글을 처음 가르쳤는데 2주만에 뗐다는 아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천재 아닙니다. 그럴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러나 통문자로 읽을 수 있는 단어가 많아질수록 한글 파닉스를 익히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읽을 수 있는 문자를 역으로 분해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아이가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바다’라는 단어를 보고 단번에 ‘바다’라고 읽을 줄 아는 아이에게 '브아…드아..' 하는 식으로 문자를 분해해 가며 읽는 것은 매우 귀찮고 인내심을 요하는 일입니다. 분해해서 읽는 활동은 분석적 사고를 필요로 하며, 어린 아이에게 단어의 조합을 분석해서 읽는 것을 배우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더 어려운 방식으로 읽고 싶을까요?
유아 수준에서는 읽고 쓰는 활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통문자를 많이 아는 아이는 생활 속에서 그 정도 문자만 읽을 줄 알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표지판, 좋아하는 그림책, 집에서 자주 보는 물건들은 이미 통문자로 외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문자를 공들여 읽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새로운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 단어 역시 통문자로 외우려고 합니다. 만 6세 정도가 되면 외웠던 통문자는 한글 파닉스를 배우는 데에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됩니다.
파닉스를 분석해서 읽느니, 통문자 하나 더 외우는게 쉽지!
그러므로 자녀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시기나 그 이전에 통문자 교육을 받았다면, 한글 파닉스 도입은 반드시 만 3-4세 무렵에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통문자교육을 꾸준히 받은 아이가 만 4세가 되어도 스스로 단어 조합의 원리를 깨달아 읽지 못한다면, 마냥 기다리시기보다는 엄마가 개입해서 파닉스를 가르쳐 주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렇다면, 외웠던 통문자들이 한글 파닉스를 배우는 데에 오개념으로 작동하고 있는 자녀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통문자를 배웠던 아이들 중 일부는 이런 문제를 겪습니다. '바다'와 '가위'라는 글자의 모양을 기억해서 읽지만, '바위'는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무엇을 어려워 하는지를 잘 분석해야 합니다.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솔루션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글 파닉스를 깨우쳐서 쓰고 읽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1. 모음과 자음, 받침 소리의 음가를 알고, 소리를 정확하게 낼 수 있다.
2. 한글 낱자의 조합 원리(규칙)를 안다. (자음 + 모음 + 받침이 만나 소리가 난다는 것)
3. 글자가 나열된 순서대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안다.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연결하여 말할 수 있다.)
4. 모음과 자음의 모양을 식별한다.(도형의 모양과 방향을 식별한다.)
만약 여러분의 자녀가 만 5-6세 이상인데도 자주 보는 글자들을 통으로 외워서 읽고, 파닉스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위의 능력을 점검해 보세요. 촘촘한 그물을 짜서 원인을 파악해 걸러낸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점검하신다면 해결책도 보일 것입니다.
1. 모음과 자음, 받침 소리의 음가를 알고, 소리를 정확하게 낼 수 있다.
4. 모음과 자음의 모양을 식별한다.(도형의 모양과 방향을 식별한다.)
한글을 익힌다는 것은 소리와 문자의 모양을 연결짓는 것을 익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통문자에 익숙한 경우, 자음, 모음, 받침의 각각의 소리와 문자의 모양을 연결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어려워 하는지 잘 모르겠을 경우에는 먼저, 모음과 자음, 받침 소리의 음가를 가르쳐 보세요. 이전 글들에서 말씀드렸던대로, 모음, 자음, 받침의 순서로 음가를 가르치시길 바랍니다. 통문자로 이미 받침없는 글자들을 모두 읽을 수 있다고 판단이 되어도 점검차 한 번 짚고 넘어가세요.
영유아의 언어 발달은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의 순서로 발달합니다. 한글을 읽는다는 것은 가장 마지막 단계로, 아이가 자모음과 받침의 음가를 듣고 식별하여 하나하나 정확하게 소리내고 쓸 줄 알며, 눈으로 보고 약속된 문자와 연결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아이의 발음이 부정확하다면 이 단계에서 발음 교정도 함께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몸으로 익힌 것은 더욱 뚜렷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말하기'에서 발음이 부정확하다면 쓰기와 읽기 역시 어려워질 확률이 높으므로, 정확한 발음도 함께 지도해 주세요.
이 때, 모음과 자음, 받침은 순서대로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가 헛갈리기 쉽거나 조음 방식이 비슷한 문자들을 묶어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모음의 경우, (ㅏ, ㅓ, ㅗ, ㅜ), (ㅑ, ㅕ, ㅛ, ㅠ), (ㅡ, ㅣ)를 묶어서 가르칩니다. 의외로 도형 돌리기에 익숙하지 않아, 묶여 있는 문자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가 많습니다. '아'와 '야'는 잘 구별하면서, '아', '어', '오', '우'를 섞어 놓으면 잘 구별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는 도형을 돌렸을 때 다른 문자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순서대로 가르치면, 아이가 아는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몰랐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음의 경우에도 발음이 비슷한 것들(발음시 입과 혀의 모양이 비슷한 것들)을 묶어서 가르치면는 것이 더 좋습니다. (ㄱ, ㄲ, ㅋ), (ㄴ, ㄹ), (ㄷ, ㄸ, ㅌ), (ㅁ, ㅂ, ㅃ, ㅍ), (ㅅ, ㅈ, ㅊ), ㅎ을 묶어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묶여있는 이 글자들은 실제로 모양도 비슷한데, 세종대왕이(그는 정말 세기의 천재입니다!) 이 글자들을 만들때 발음과 모양을 연결지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것들을 묶어 가르치면서 섞어놓고 소리를 구분해서 찾고, 쓰게 하면 더 잘 배울 수 있습니다.
모음과 자음을 모두 배운 후, 자음-모음표에서 글자를 랜덤으로 짚었을 때 잘 읽는다면, 아래와 같은 활동을 하시면서 한글과 더 친해지고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받침없는 단어를 충분히 많이 만들어보고 받침을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https://brunch.co.kr/@waysbe/158
받침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서 소리를 쓰고 읽는 것이 완벽하게 되었을 때에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발음을 할 때의 입모양과 혀의 모양을 몸으로 직접 느껴가면서 익혀야 더 쉽게 익힙니다. 받침을 가르칠 때에도 헛갈리기 쉬운 것들끼리 묶어서 가르쳐주면 좋아요. (ㄱ,ㄷ), (ㄴ,ㄹ), (ㅁ, ㅂ), ㅇ, 등으로 묶어서 가르치면 좋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전 글에 안내를 하였으니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waysbe/136
2. 한글 낱자의 조합 원리(규칙)를 안다. (자음 + 모음 + 받침이 만나 소리가 난다는 것)
3. 글자가 나열된 순서대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안다.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연결하여 말할 수 있다.)
각각의 모음, 자음, 받침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를 알았다면, 한글 낱자의 조합에 따라 어떤 순서대로 소리가 나는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 순서는 자음->모음->받침의 순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연결해서 읽어나가는 것으로 매우 단순하여 만 4세 이상의 아이라면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다면 'ㄱ'을 '그'로 배운 아이가 '그으'하고 길게 늘여서 발음을 하는 경우, '가다'를 '그..아....드...아...'라고 발음한 후, 이것이 어째서 더 빨리 읽으면 '가다'로 발음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있다면, 자음의 소리 음가를 짧게, 스타카토처럼 들려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모음과 연결하였을 때에 자연스럽게 발음이 됩니다. 'ㄱ'을 '그'라고 알려주실 때에, 모음 'ㅡ'가 거의 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영어 'g'의 음가를 어떻게 알려주는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한글의 자음을 알려줄 때에도 영어의 자음을 알려줄 때와 같이 짧게 그 음가만 소리내어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음 'ㅡ'와 합쳐진 느낌의 발음이어서는 곤란합니다. 그래야 빠르게 연결했을 때에 제대로된 소리가 납니다.
이 글로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에 관한 글은 일단락 됩니다. 다음 글부터는 <수학 기초 셈하기 프로젝트>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적기에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며 가고 싶은 부모님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