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공부하는 거 재미없어."라고 할 때 엄마의 대답은?
아이와 공부를 하다 보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엄습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몸을 배배 꼬며, "공부하는 거 재미없어."라고 하며 심지어 울 때, '내가 이 어린 아이와 무얼 하고 있는 거지? 그냥 공부 때려치우고 놀기만 할까? 공부는 좀 이른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밀려옵니다.
아이가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게 해주고 싶은데, "공부하는 거 재미없어. 싫어!"라고 할 때, 여러분은 뭐라고 말해 주시나요? 가르치는 엄마도 3-6세 아이를 대상으로 재미없는 공부를 시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 흔들리지는 않으시나요? 그런 분들과 오늘 이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성공하는 엄마표 학습의 5가지 원칙 중 네 번째는 '재미를 추구하기보다 원리를 깨우치는 기쁨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엄마표 학습의 5가지 원칙
1. 적기(아이가 발달적으로 학습을 할 준비가 되었을 때)에 시작한다.
2. 매일, 꾸준히 실천하여 공부하는 습관을 만든다.
3. 일상이 되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방법과 공부량을 정한다.
4. 재미를 추구하기보다 원리를 깨우치는 기쁨을 알려준다.
5. 점차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
육아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최근 육아 유튜브를 보거나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제가 자랄 때에 비해 아이의 감정을 매우 존중해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감정과 의견을 존중해 주는 문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아이의 감정과 의견과 상관없이 아이가 배워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공부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는 싶은데 아이의 감정도 존중해 주고 싶다 보니, 공부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입니다. 유튜브나 인스타를 검색해 보면, 아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학습 자료와 놀이 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기왕 하는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공부가 반드시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도 물론 재미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기주도학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주는 특별한 즐거움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가 주는 즐거움은 놀이가 주는 즐거움과는 다릅니다. 앎에 대한 즐거움에 매료되면 놀이가 주는 즐거움보다 더 강력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절제력과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공부는 놀이만큼 자극적이진 않습니다. 마치 먹다 보면 점차 더 맛있어지는 슬로푸드처럼 말이죠. 그러나 공부가 흥분되거나 재미있지 않다고 해서 괴롭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로 연결시켜 줄 수도 있어요. 원리를 아는 기쁨, 성취감, 자아효능감, 자신감과 같은 감정들이죠. 이 감정들을 알게 되면 아이는 결국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 ‘운동 마렵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공부를 즐기는 아이는 매일 공부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공부가 마려워집니다.
엄마표 학습을 하다 보면, 특히 시작 단계에서 "공부하는 거 재미없어."라는 말을 듣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은 배려 많은 엄마들은 '아, 내가 너무 재미없게 가르치나? 재미있게 가르치려면 더 노~력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위축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나는 가르치는 데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생각하며 엄마표 학습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꾸준히 엄마표 학습을 실천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엄마표 학습에 소질 있는 엄마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지세요. 엄마표 학습을 하는 데에 가장 큰 소질은 바로 꾸준함과 성실함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성공하는 엄마표 학습의 5가지 원칙-2'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아이가 공부가 재미없다고 하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공부는 재미있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머리가 똑똑해지려고 하는 거지. 운동하면 몸이 쑥쑥 크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 뇌도 쑥쑥 자라.
아이가 공부하는 게 힘들다고 하면, 이렇게 대답해요.
공부는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힘들어도 참고 해야 하는 거야. 그런데 참고 하다보면 신기하게도 언젠가 재미있어질 거야.
저희 아들도 공부를 항상 재미있어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공부 시작하자고 하면 싫다고 소리 지를 때도 있었어요. 습관이 된 지금은 잘 그러지 않습니다만, 처음 시작하던 달엔 자주 그랬습니다. 아이가 공부가 재미없다고 할 때, 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말해요. "공부는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야. 하다 보면 재미있어져." 그래서인지, 아들은 어느 날부터인가 공부가 재미없다는 말 대신 이런 질문을 가끔 합니다.
공부를 하면 뇌에 근육이 생겨?
아들은 특히 어려운 것, 새로 배우는 내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요, 그럴 때는 아들이 좋아하는 어벤저스 토르 이야기를 곁들입니다.
토르가 지구에 떨어졌을 때, 묠니르를 들지 못했잖아. 그런데 한 번 못 들었다고 포기하면 영원히 들 수 없어. 토르는 계속 시도했기 때문에 결국 묠니르를 들게 된 거야. 너도 한 번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
그러면 아들이 이렇게 물을 때가 있어요. "한 번 시도했는데도 안 되면?"
한 번 해서 안 되면 두 번 하고 두 번 해서 안 되면 열 번 해보는 거야.
그러면 아들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럼 열 번 해서 안 되면 어떡해?" 그러면 저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해요.
열 번 해서 안 되면 백 번 천 번 해야지. 될 때까지 하는 거야!
물론 될 때까지 시킬 생각인 건 아닙니다. 아이가 조금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정도의 과제를 주지, 극심한 노력을 해야만 성공하는 과제를 줄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말은 그렇게 해요. 그건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아들이 그런 각오로 힘든 마음을 이겨내길 바라며 하는 이야기지요.
공부는 처음부터 늘 재미있을 수는 없어요. 힘들어도 참아가면서 하고, 그러다 보면 문득 깨달으면서 잔잔한 기쁨이 느껴질 때가 있고, 작은 성취감들이 모여 공부를 즐기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에 숨이 차지만, 완주를 했을 때의 개운함처럼요.
특히 유아 시기에는 쉬운 건 재미있어하고 어려운 건 쉽게 재미없어하는데요, 쉬운 것의 비중이 큰 아이들보다는 더 많아야 하겠지만 약간 도전적인 내용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것만 보면 경기하던 아이도 어려운 것을 참고 노력했더니 해결하는 경험이 쌓이면 도전을 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어요.
주의할 점은, 아이가 그것을 결국 해낼 수 있도록 과제의 난이도를 세심하게 조절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노력을 했는데도 안 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되면, 포기하고 싶어 질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아주 쉬운 것, 그다음에는 약간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노력하면 된다.'는 경험이 많이 쌓인 후에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저는 아이가 공부를 통해 학습의 내용(한글, 영어, 수학, 과학 등) 뿐만 아니라 학습하는 방법, 인내심, 도전정신, 성취감도 배우길 바랍니다. 그래서 재미보다는 원리를 추구하는 학습을 계획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편이 지속적인 엄마표 학습이 가능하게 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엔터테이너가 아니어서 매번 즐거운 활동이나 게임을 준비하고 자료를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유아나 초등 저학년 수준에서 원리를 가르치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 보다 쉬운 편입니다. 쉽기 때문에 지속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습을 하는 습관은 초등 저학년이나 중학년까지 기초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저학년 혹은 중학년 때까지 키워 주어 고학년이 되면, 엄마가 아이를 가르쳐주기 위해 어려운 내용을 힘겹게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익힌 아이가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거지요!
그러니 아이가 공부를 재미없어한다고 해도 너무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마세요. 하루 10-30분(아이의 수준에 따라 다르게) 인내심 키워준다 생각하시고 당당하게 말해 주세요.
우리 ㅇㅇ이, 공부가 처음엔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계속하다 보면 재미있어져. 그때까지 인내심을 키워보는 거야.
그리고 믿으세요. 3-6세 시기의 아이들은 공부를 놀이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하루 10-30분 정도의 공부는 아이의 정서에 특별히 문제 될 것 없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면 재미있어하고 점차 즐기는 모습 보게 됩니다.
저희 아들도 공부하기 싫어서 몸 배배 꼴 때도 있습니다만, 놀이 시간에도 스스로 알파블록과 넘버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숫자와 영어를 즐기더라고요. 지나다니면서 한글이나 영어 글자를 보면 멈추어 서서 읽기도 합니다.
저는 엄마표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의 수준에 맞게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매일 해도 부담 없는 방법으로 원리 위주로 가르칩니다. 놀이나 재미 요소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요. (제 방법이 좋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놀이도 곁들이고 재미도 있게 하신다면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끔은 그런 활동을 섞기도 해요. 다만 엄마가 매일 해도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방법이어야 엄마표 학습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기에 드리는 말씀일 뿐.) 그래도 아들에게 공부가 좋냐고 물어보면 어쨌든 "좋다. 재미있다."라고 대답해요. 3-6세 아이들은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