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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Nov 20. 2019

전남대 총학생회, 최도형의 옥새런(2018)

온라인 선거 파동

 2018년 9월 19일, 전남대학교 확대운영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최도형 총학생회장이 미대사 관련 사건으로 2차례의 사과문을 발표한 지 1주일 뒤의 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2019년도 총학생회 선거 실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핵심 쟁점은 '온라인 선거 실시'였다. 불과 1년 전 양 선본의 동의로 첫 온라인 선거가 실시되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도 온라인 선거가 실시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분위기였다. 최도형 총학생회장 역시 1년 전, 온라인 선거 도입에 찬성했었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NL 측 확운위원들은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온라인 선거를 실시하지 말자고 반발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들이 올해 내보낼만한 후보가 없으며, 투표율 미달로 선거를 무산시킨 후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내년도 총학을 운영할 계획일 것이라, 예상했다. 최도형 총학생회장 역시 온라인 선거 불가를 천명했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대의제이며, 대표의 정당성은 선거권자들의 표에서 나옴을 생각할 때,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은 오프라인 선거 진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전학대회의 권한을 위임받은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선거방식을 결정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2018년 10월 29일, 박경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선관위 회의를 소집했다. 중선관위는 선관위원들과 논의하여 학생처와 협력하여 온라인 선거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학생처는 예산지원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단, 예산집행을 위해 중선관위와 총학생회 측의 협조 요청 공문을 요청했다. 중선관위는 온라인 선거 실시를 준비했고 공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직인을 날인했다. 총학생회장이 도장을 찍는 절차만 수행하면 즉시 온라인 선거가 실시되는 시점이었다.


 애초에 확운위원들의 반대논리가 '예산'이었으며, '전학대회'에서 선거방식을 결정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최도형 총학생회장은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온라인 투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년 전 본인의 입장에도 반대되며, 아무런 명분도 없는 일이었다. 논리적으로 승리할 가망이 없자 최도형 총학생회장은 선관위원들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전화도 카톡도 받지 않았다. 그는 사실상 잠수를 탔다.

 

 최도형 총학생회장의 무책임함은 전직 총학생회 간부가 "최도형씨가 여러 차례 잠수를 타고 실무적으로 일을 너무 못해서 내부적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증언할 정도다. 심지어 전국국공립대학생연합회 의장직을 맡기도 했던 최도형은 그의 무책임함에 분노한 타 국립대학 총학생회장들에 의해 탄핵당하기도 다. 2019년 현재 그는 NL조직에서 조차 배제된 상태다. 이 정도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인물이 1년간 총학생회장이었다는 자체가 실로 역사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옥새런' 사태가 알려지자, 최도형 총학생회장에 대한 비토가 쏟아졌다. 그는 잠적한 것은 아니고 "학교에 못 갈 상황이 있는 거고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그러나 도장 하나 찍는 일 혹은 입장 발표가 불가능할 리가 없었다. 이윽고 온라인 투표를 결단하지 않으면 시스템 입력 때문에 선거 진행이 어려운 시점에 이르렀다. 결국 전남대학교 학생처가 중앙선관위와 논의하여 온라인 선거 진행을 결정했다. 작년과의 차이는 재학생들이 특히 강력하게 요구했던 '기권표'가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2018년 11월 선거에는 기존 세력이 후보를 내지 못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년 전에 출마했었던 이명노 후보가 사학과 김광명과 함께 '대의' 선본을 꾸려 단독 후보로 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나 '대의' 선본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선거를 치러야 했다. 단독 후보였기 때문에 이슈가 턱없이 부족했으며 투표율 50%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 단과대학에 후보가 많지 않아 선거참여 유도 자체가 어려웠다.


 온라인 선거에 '기권표'가 생긴 것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작년의 경우, 단과대학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총학 후보자 2팀 중 1팀에게 반드시 기표해야 했다. 그래서 단과대학 학생회가 필요했던 재학생들이 사실상 인상 혹은 노출도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기권표는 투표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찬성 혹은 반대에 기표한 사람의 숫자를 전체 유권자 수로 나눈 값이 투표율이었다. 많은 재학생들이 기권표를 행사했다. 투표 독려조차 '대의' 선본에 대한 지지로 여겨져 견제받았다.


 2018년 11월 22일, 2019년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는 32.7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개표 요건 50%를 채우지 못해 무산되었다. 이로써 전남대학교 총학생회는 다시 공석이 되었다. 스스로를 성찰하지 못했던 구시대의 잔당들은 뒤안길로 밀려났으나 전남대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의 분노와 무관심의 망망대해를 표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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