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는 자연스레 습득했다.
…. 나가지 말고 들어주시길!
열심히 하는 사람 위에 즐기는 사람 있다고, 선조들의 선견지명은 알아줘야 한다.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일본어판 애니에는 자막이 필수였다.
열심히 애니를 보던 어느 날부턴가 주요 대사를 따라 하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그러지 않은가? 너무 멋지고 있어 보이니 따라 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나는 코난으로 일어를 시작했으니 매번 나오는 대사는 대충 이런 것이었다.
범인은 그 사람이야! 라든가,
증거는 이것이다,
이렇게 살해했다,
저요? 탐정이죠 등등..
매번 나오는 탐정님, 범인, 살인, 흉기, 살해도구, 박사님 같은 단어들.
무시무시하게도 나는 그런 단어부터 익혔다. 생활단어, 문장과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것들 말이다.
동생과 함께 보며 짧고 임팩트 있는 대사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말투나 느낌을 제대로 살렸을 때는 서로 칭찬해 주며 기뻐했다. (사실 진짜 행복은 그런 소소한 것에 있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엔 이미 알고 있었다!)
어렵고 긴 대사는 뉘앙스만 살렸다. 가사를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처럼.
그렇게 하다 보니 문장이 이렇게 들리는 시기가 왔다.
‘범인%&#^#살해^₩흉기#&#(₩(₩(&<단서₩₩여기##주머니₩#’
단어와 단어 사이의 조사나 문장을 만드는 형용사 목적어는 몰라도 단어 자체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오. 신기하네.
처음엔 그렇게 넘겼다.
시시간이 좀 더 지났다. 나는 중2가 되었고, 이제는 이렇게 들렸다.
‘범인은#[₩(₩이용해 살해한 흉기를₩[##>₩단서가##%(₩여기 안에#*₩주머니를₩(₩(’
시간이 더 지났다.
처음엔 단어, 그다음엔 조사가 붙은 문맥, 그러고 나서 문장으로 이어졌다.
모르는 몇 가지 단어 빼고 발음 자체는 모두 들렸다.
문장 단위로 들리기 시작한 순간, 신세계가 열렸다.
나는 더 이상 띄엄띄엄 흉내 내지 않았다. 정확한 문장이 나오고, 그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면 방금 한 말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귀가 트인 것인가?
신기하고 놀라웠다.
또래 애들보다 늦게 시작한 영어는 아무리 공부해도 어렵던 내가, 일본어를 술술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