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지났다.
소설로 성공하기란 가능한 걸까? 아니야 할 수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하며, 점차 익숙해진 업무에도 적응해 갔다.
매 분기마다 신작애니를 찾아보고, 1~2화씩은 모두 보며 추리고, 가끔은 다 봤던 애니를 재탕하던 내 모습은 어느 순간 어디에도 없었다.
이게 어른이 된 건가….?
가끔은 그런 생각을 했지만 확신할 순 없었다.
내가 소설을 쓰고 싶어진 것도, 내가 봤던 만화와 애니와 책과 소설이 내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서였는데. 어른들이 말하는 ‘현실’에 함몰된 나머지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지내는 게 맞는지 의문스러웠다.
어느 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일본어로 말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충격을 받았다.
내 성대를 타고 내뱉는 일본어가 어색했다. 어색할 뿐 아니라 말이 버벅거리는 게 아닌가.
단어와 문장을 만드는데도 생각이란 걸 했다. 그냥 술술 나왔었는데 말이다.
당시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본어를 당연하게 하는 나’는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언어는 습득이다. 그리고 언어는 쓰지 않으면… 잊는다.
너무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이후로는 나름 ‘의식적’(?)으로 일본어를 멀리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봐야 아주 가끔 애니를 본다거나,
몇 가지 문장을 입 밖으로 내뱉어보는 정도이지만
이것이 일본도 놀러 가지 않고, 일본인 친구도 딱히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성인을 겨냥한 외국어학습지도 있는 걸 보았는데, 광고가 나올 때 나도 모르게 클릭할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2025년이 한 달 지난 지금, 내 새해 목표 중 하나에 ‘일본어 실력 녹슬지 않기’가 있다.
이 글은 모두 최근의 내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쓴 것이기도 하다.
알고 보면 한참 배우고 있을 사람들보다 일어를 못하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지난날의 여정을 돌아보며, 새로 동기부여를 얻는 시간이 되었다.
어쨌든 언어는 쓰지 않으면 잊기 마련이니까.
한 번 다시 노력해 봐야지.
나의 ‘일본어로 가는 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読んでいただ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