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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flipped)

반짝반짝 빛나는

by 고덕 Go Duck Jul 31. 2021
플립(2010)플립(2010)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롤린, 캘런 맥오피, 존 마호니, 앤서니 에드워즈, 레베가 드모네이, 페네로프 앤 밀러, 에이단 퀸 등

러닝타임: 90분



영화 '플립'은 '반짝반짝' 빛나는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랬고 보고 나서도 그랬다.

반짝반짝함에 기분 좋아지고, 반짝반짝함에 슬퍼지고 다시 반짝반짝함에 기뻐지는 영화다.

인생을 통틀어 십 대에만 가질 수 있는 반짝반짝함. 그것을 참 잘 보여준 영화가 바로 '플립'이다.


극 중 줄리의 아버지는 풍경화를 그리며 이런 이야기를 한다.


"부분은 그 자체로는 하나의 부분일 뿐이지만 그것들이 하나로 모여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마법과 같이 아름다운 전체가 된다."


줄리는 그 말의 의미를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서 가슴으로 깨닫는다. 사람 역시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의 성격이나 성향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 때에 따라서도 그렇고 상대에 따라서도 그렇다. 친절한 일면이 있는가 하면 포악하고 무례한 일면도 있으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안아줄 것만 같은 때가 있는가 하면 마음에 바늘 하나 꽃을 틈도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부분이 전체는 아니다. 좋은 부분들과 나쁜 부분들이 모두 합친 것. 그것이 사람이다. 자신이 가진 여러 성향이 모였을 때 자신의 부분을 뛰어넘는 전체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열악한 전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나하나의 일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여러 부분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어떻게 다독이며 어떻게 성장시켜 아름답고 조화로운 전체로 만드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플립은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사고의 성장 과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온갖 외부환경에 둘러싸여 세상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깨달아가는 그 놀라운 과정. 우리 모두가 겪었던 바로 그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자신도 놀랄 만큼 사고가 확장되고 시야가 변하게 되는 바로 그 시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세상에 대해 다른 눈을 뜨고 자신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것만큼 반짝반짝하고 흥분되게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특히나 아이에서 벗어나는 바로 그 시기의 반짝반짝함이란!!!


영화의 제목인 flipped은 '뒤집다'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영화는 두 주인공의 관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다른 시각들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또 그들의 감정 역시 제목과 같이 번갈아가며 변하고 그들의 성장 또한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그런 구성들이 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한다.


이 영화의 소개로 으레 '첫사랑'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첫사랑'의 영화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성장, 그것도 사고의 성장을 얘기하는 영화다.'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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