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피하다
한 번쯤 시선 머무는
겨울나무들,
다 그게 그거 아닌지
메마르고 앙상한
나뭇가지,
힘없는 잎들 몇 개
그래도
어떤 나무엔
붉은
산수유 열매 달려
한눈팔고 걷다 보면
집 앞 다 와서 발길 멈추고,
자정도 훌쩍 지나
벚나무 아래 서서
하늘 올려다볼 때
세상 등불도 훅 꺼진 시간
별들 몇 개 대롱대롱
가지 끝에 걸렸더라
봄이 올 때까지는
환한 봄꽃 피울 때까지는
힘내라고, 힘을 내자고
기어이 버텨보자고
겨울밤 나뭇가지
꽃피는 자리자리
별들은 그렇게
속살속살 매달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