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냥이 추천하는 탱고 음악 4. Fuga y misterio
수백 수천 개의 탱고 음악 중 네 번째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곡은 피아졸라에 대한 내용을 다뤘던 지난 글 (https://brunch.co.kr/@zoiworld/193)에서 미처 다루지 못하였던 피아졸라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푸가와 미스테리오 (Fuga y Misterio)'입니다.
'위대한 아스토르 (El gran Astor)', '탱고의 혁명가 (El Revolucionarios del Tango)'라 불리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antaleon Piazzolla, 1921-1992)'는 '누에보 탱고'라는 새로운 탱고 음악의 문을 연 위대한 음악가이죠.
그러나 그의 사생활은 음악만큼 위대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첫 부인 '데데 (Dede Wolff)'와 1966년 별거를 시작하여 20년이 훌쩍 지난 후에 이혼을 하기까지 문란한 생활들을 이어나갔는데요. 그 벌을 받았다는 세간의 비웃음 아닌 비웃음을 듣게 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1968년, 자신이 이끌고 있던 오중주팀을 해체하고 시인 '오라시오 페레르'와 함께 오페레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Maria de Buenos Aires)' 작업에 몰두한 피아졸라, 그러나 이 오페레타는 4개월 정도만에 막을 내리게 되었고 피아졸라에게 빚만 잔뜩 안겨주게 됩니다. 물론 후에 다른 곡들을 통해서 다시 재기에 성공하긴 하지만 이 오페레타는 피아졸라에게 큰 실패를 안겨준 작품으로 기록되게 됩니다.
큰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레타를 위하여 작곡된 곡들 중에는 지금까지도 우리가 사랑하고 있는 곡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바로 '나는 마리아예요 (Yo soy Maria)', '탕구스데이 (Tangus Dei)', '시인과 쿠르드 족의 로망스 (Romanza del duende poeta y curda)' 등이 대표적이죠. 그 중 바흐와 클래식 음악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푸가와 미스테리오'입니다.
'푸가 (Fuga)'는 이탈리아어로 '도주', '도망'을 의미합니다.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 가장 대표적인 악곡의 형태인 이 '푸가'는 '모방을 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리고 '신비'라는 뜻의 '미스테리오 (Mysterio)' 파트가 더해진 이 곡은 '푸가와 신비로움'이라고 직역할 수 있는 두 파트로 구성된 기악곡입니다.
알토 색소폰의 독주로 시작하여 점차 하나씩 악기들이 더해지는 푸가 파트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효과가 매우 잘 드러납니다. 탱고 음악을 뿌리로 하고 있는 악기들의 연주와 대조적으로 타악기는 재즈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미스테리오' 파트는 오페레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속 마리아의 테마를 토대로 한 매우 느리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자랑합니다.
다양한 악기의 편성으로 편곡되며 점차 클래식 연주회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된 피아졸라의 '푸가와 미스테리오'는 자유롭지만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아니 자신마의 새로운 틀을 재창조해내 다양한 음악들을 그 속에서 융합하려 하였던 피아졸라의 독창성이 매우 잘 드러나는 곡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편곡과 해석들로 그 흥미를 더욱 자아내는 다양한 '푸가와 미스테리오'를 감상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