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리라이터 Sep 30. 2019

온기

열여덟번째




온기


따뜻한 온기를 담아 새로운 친구를 맞이했어요. 조금은 낯선 동그란 모형을 하여 처음엔 좀 투박한 건 아닐까 괜히 어쭙잖아했지요. 네모난 모서리를 따라 정중앙에 위치해 절대 대칭을 필두로, 앞으로 잘 살아보겠노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어요. 퇴근하고 만나 물을 주고, 한 달을 해와 함께하지요. 밝을 땐 누구보다 빛이 나고, 어두울 땐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어요. 직접 두 손으로 무겁게 옮기지 않는 한, 어디로든 가지 않거든요. 내가 놓아온 그 자리, 그곳에 언제나 나를 우두커니 발현하고 있어요. 초췌할 때도, 은은할 때도 겉모습 따윈 관심 없다는 듯, 강아지처럼 날 기다려줍니다. 어쩌면 지친 인간관계 속에서 이 아이만큼은 나의 속상함을 기꺼이 고개 숙여 귀 기울여 들어줄지도 몰라요. 



어떠면

지친 인간관계 속에서

이 아이만큼은 나의 속상함을 기꺼이 고개 숙여 귀 기울여 들어줄지도 몰라요



사랑이 전부 다 같잖아

즈음


이전 01화 이 가을을 시처럼 걸으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