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새가 저렇게 곱게 우는구나!"
중년의 귀밑머리 희끗한 엄마가 공원 산책을 할 때마다 하는 말이다.
나는 이제 그들의 말을 대략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그 아름다운 새소리가 내게도 들리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런데 왜 새는 웃지 않고 울까?
지금보다 한참 더 어릴 적에 엄마는 가끔 나를 일부러 울리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 간식을 다 주지 않고 입에 넣어주려다 말고 또 넣으려다 말고를 반복했다.
먹고 싶어 죽겠는데! 몇 번 그러고 나면 나는 으-으-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다.
표현은 안되는데 저걸 먹기는 해야겠고....
감정 표현 자체가 안되었던 나를 엄마는 그렇게라도 울리면서 반응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리고 나는 산책이나 외출을 무지 좋아한다.
엄마가 신발을 신으면 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이다. 엄마는 피식 웃지만 속으로는 아주 좋아한다.
나는 엄마와 하루에 몇 번씩이나 산책을 한다.
뒤뚱뒤뚱 걸어가는 내 몇 걸음 앞에 귀밑머리 희끗한 우리 엄마가 걸어가고 있다.
내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보았던 젊고 당당했던 여자는, 이제 등이 조금 굽었고 까칠하지도 않으며 누군가에게 욕설을 들어도 발끈하지 않는다. 그저 눈가에 회심의 미소만 짓는다.
엄마는, 저렇게 곱게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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