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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쓰는 이작가 Oct 05. 2018

아싸일까, 인싸일까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지난 주, 오랜만에 동료 작가님들의 모임에 다녀왔다. 거의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두 세 시간이 모처럼 즐거웠는데, 즐거워하는 사이사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인싸가 아닐까?'


일단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은, 검색창에 '인싸되는 법'을 쳐보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싸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지 저게 노래로도 있더라. 인싸란, 사람들과 좀 어울렁더울렁 할 줄 아는 사회적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싸란, 짐작대로 '아웃사이더(outsider)'의 줄임말이다. 영화적 캐릭터로는 반항아, 실제로는 겉도는 인간 정도 되겠다. 좀 부정적 의미인 것 같다. '아싸되는 법'은 연관검색어에 없다. 하긴 인싸가 아싸 궁금할 새가 어딨겠어. 반면에 아싸는 모두를 신경쓰지 않으며 동시에 전부에 의미를 둔다. 아싸니까......




나라는 사람이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들. 악기, 그림 그리기, 굳이 운동이라면 걷기, 달리기, 파티 보다는 수다, 클럽 보다는 카페.....어릴 때는 솔직히 고무줄도 즐겁지 않았다.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 많은 곳이라면,  "아우 생각만해도 피곤해, 너무 싫지 않니?" 한예슬 같은 말투로 뭐, 그래왔다.


그런데 근래에, 어쩌면 몇 해전 부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제일 곤란한 것이 바로- '생각보다 훨씬 심심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작업실에 있으면서 '하루종일 죽겠네' 같은 마음의 소리를 할 때가 부쩍 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건 '지금의 특수한 상황 탓'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근래 사람들을 만나면서 신나하는 나를 보며, '진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의심이 시작됐다. (지난주 일기에는, '다음주에는 약속이 세개'라며 설렘을 적어두기까지 했다.) '낯가림이 심한 사람', '뒤로 숨는 사람', '보호받을 사람'이었던 '나', 아니었던가 말이다.  



방송국 작가였던 친구는 막내작가 시절에, 기쎈 작가언니들 사이에서의 포지셔닝을 고민하다가 어느날, 자긴 그냥 '아줌마' 캐릭터로 나가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차라리 이게 편하다며 웃는 그 얼굴을 보며, 왜 하필...하고 탄식하던 나야말로....그러게, 나도 일찌감치 푼수, 조연3, 감초, 그런 너스레 캐릭터로 진출했으면 어땠을까.


관계에서 느끼는 보편적 피로를 가지고 나는 '아싸'라고 착각하며 살았던걸까? 미인이시라는 말 보다는 웃기세요, 라는 말을 더 좋아하면서 '아싸'라고 분위기를 잡았던 걸까? (솔직히 '미인이세요'라는 말을들은 적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나는! 나는 누구란 말인가! 아니, 작가란 애초에 아싸기나 한 건가?



그래서 작가란 어쩌면,



아싸로서 인싸되기를 희망하는 인간이 아닐까. 겉도는 인간, 방황하는 자아를 정체성인냥 해서, 바로 그 아싸적인 이유로 인싸적 인기를 획득하고자 하는, 그런 부류 말이다. 뭐랄까....어떻게든 사랑받고 싶어하는 딱한 자들 말이다.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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