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집이 있어야 한다, 가우디처럼

유럽여행 이야기 서른일곱 @스페인 바르셀로나

by 알아주다

가우디 투어에서는 가우디 초기 작품부터 생 마감 직전까지의 건축물들을 둘러보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가우디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물들을 볼 때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 같았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시선을 옮겨가며 어떤 디테일이 자연물에서 무엇을 닮아있는지 찾곤 했다.


동화 속 같은 구엘 공원(Park Guell)

해초와 바닷물결 같은 까사 밀라(Casa Mila)

인체와 지중해에 영감을 받아 만든 까사 바뜨요(Casa Batllo)

건물 자체가 성경책인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여기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친) 언니가 3년 전 유럽여행 갈 때 사놓은 책자에 공사 중으로 나와 있어서 내가 갈 때는 당연히 공사가 끝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공사가 2030년이 돼서야 끝난단다. 가우디가 채 완성하지 못하고 작고해 아직도 미완성작이지만 ㅡ사람이 어떤 일에 임할 때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으로 시작을 독려하듯ㅡ 건물을 비선형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그 발상이 가장 쇼킹했다. 가우디 성당은 여느 건물처럼 직선으로 느껴지는 벽이 없었고 성스러움을 간직하려 실내를 어둡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외부는 한 권의 성경이 세세하게 조각되고 내부는 수채화 물감 닮은 빛들로 노을 져 있었다. 스페인이 다른 유럽과 다르게 느껴지는 데에는 가우디도 한몫한 것 같다.



가우디 투어를 받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사람은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우디가 살아있는 동안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지 않은 것, 타협이 적었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의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그를 대하는 게 고단하고 피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현시대 사람들의 아쉬움은 아니다. 그가 시대를 앞선 생각을 계속 주지하지 않았다면 지금 입 벌리고 가우디 건축물 앞에 서는 사람들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의 계속된 주장과 아집이 전 세계 관광객들을 바르셀로나로 불러들였다. 가우디 건축물 덕분에 카탈루냐 지방의 관광 수입이 스페인 국민총생산(GNP)의 25%나 차지한다고 한다. (이 부분이 카탈루냐 사람들이 스페인에서 독립되고 싶어 하는 이유기도 하다.)


어떤 일을 할 때 한두 마디 보태고 마는 사람들 때문에 좌절할 때가 있다. 나를 알고, 내가 조사하고, 내가 확신을 가졌는데도 남 눈치 보느라 진도가 안 나간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그 확신을 '쉽게' 고집이라 부른다.

됐고, 자기 확신이 드는 일이라면 해야 한다.

욕심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고
줏대 있게 살고 싶다면 고집 좀 부려야 한다.


가우디 투어로 얻은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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