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의 인간관계론

맞팔과 매너하트 왜 하냐고요?!

by 산책덕후 한국언니

인스타그램을 대표로 하는 소셜미디어의 '팔로우 늘리기'라는 단순한 미션은 스레드에서 더욱 단순한 형태로 퇴화(?)했지만, 본진인 인스타에서 '진성고객 유치하기'로 진화시켰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 또한 아주 단순합니다. 진성고객은 '말'로 유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기부여 파트에서 말씀 드렸듯 '소통은 소통하자고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글쓰기나 말하기, 심지어 연애하기를 가르쳐준다고 유혹하는 책과 강의와 커리큘럼이 있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모두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것을 정말 기똥차게 잘 하는 사람은 방법론을 상품화 할 시간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소통은 어떨까요?



소통하는 법을 책으로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요? 저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과정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교 4년 과정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그 책, 데일 카네기의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영문판을 최소 네 번 이상 읽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4년 과정을 4수강한 것에 맞먹는 사교의 기술이 무의식에 탑재됐다면 좋겠네요. 인간관계와 영어 중에서 적어도 영어는 얻었습니다.




그 영어가 발판이었어요. 영어로 시작한 블로그, 여행에세이로 시작한 브런치에서 통합 1,200명의 구독자(이웃)와 인스타, 스레드 통합 11,000명의 팔로워도 얻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4년 과정을 4수강해도 얻지 못할 '사람'을 얻었지요.


대학원, 심지어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학교인 MIT에 진학해도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곧 나오겠지만, '스타 강사'나 '스타 작가'가 되지 않는다면) 인적 네트워크는 한 줌 늘어날 뿐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종합대학을 남들보다 오래 다녔어도 그 네트워크가 온라인 파워를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동문들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탈퇴했거나, 접속한지 오래된 유령계정만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 사회 친구들 중에서 페이스북 또는 연락처와 인스타그램이 연동된 계정주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당시에 300명 내외였고, 이 친구들이 만 여명의 팔로워를 빌드업할 수 있는 코어에 있었어요.




인적 네트워크를 다시 돌아보니 블로그와 클럽하우스 이전에 알게 된 사람들 중에서 지금 현재 통합 팔로워가 저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측근 중에는요. 에프터 카네기 모드로 인스타와 블로그를 리부트했던 2021년에는 새로운 온라인 셀럽들을 알게 되었어요. 그 인연의 시작이자 제가 신뢰하는 멘토인 권호영 작가는 이미 블로그와 인스타의 규모가 상당했고, 저와 가까워진 바로 그 해에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1000명 만들기>를 출간하며 커리어를 폭발시켰습니다.


직전에 인연을 맺고 그 영향권에 있었기에 멘토의 급성장은 제게도 기회였습니다. 블로그에 블로그 책 리뷰를 쓰고, 저자가 직접 공유를 하고, 저자의 댓글이 달린 포스팅을 다른 독자들이 검색해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책이 정말 '단 하나의 블로그 책'입니다.


블로그의 핵심은 키워드 추출, 가독성을 높이는 편집, 블로거 본인이 즐기는 '진정성 있는' 소통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것이 소통입니다. 소통하는 방법을 책으로 배운 것은 아닙니다. 카네기의 세뇌가 있긴 했지만,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가 영어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 '반복주행'을 했기 때문이죠. 제 블로그의 시작점이기도 했던 <인간관계론> 영문판은 눈으로도 여러 번 읽었고 귀로는 십 년 동안 무수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콘텐츠를 위한 레퍼런스였어요.


인스타와 블로그에 책리뷰를 하고 댓글을 주고받는 재미를 알게 된 것은 '실전'의 경험이었습니다. 바로 권호영 작가 본인의 솔선수범이었죠. 인스타에 댓글과 대댓글을 달아주시고, 거의 0에서 시작한 블로그의 첫번째 포스팅부터 공감과 댓글로 응원해주셨거든요. 어떻게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합니다. 저는 본캐가 춤추는 코끼리(예명 Cokill에서 killzzang이 파생)였지만 칭찬에 인색한 사회생활에 시들다 못해 말라 비틀어져 가는 중이었어요. 대학원 답사를 겸해서 다녀온 미국여행 이후 영어공부를 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했고 그때 사용한 교재가 카네기였던 덕분에 '셀럽의 조건'을 디코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카네기를 리뷰하는 동안 얼어붙은 인스타에도 활기를 채웠습니다. 패션기획자의 안목을 적용한 피드 디자인을 베이스로 카네기의 소통력에 권호영 작가의 진정성을 담아 포텐을 적립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약 1년 뒤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합니다.


인스타를 0에서 시작한다면 내게 추천되는 게시물과 계정을 결정하는 요소인 잠재적 고객과 경쟁사들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처음에는 벤치마킹할 계정을 다양하게, 가능한 많이 탐색해보고 계정을 키워가면서 비슷한 규모 동종, 유사 계정과 교류하는 것이죠. 특히 어느 정도 성장기가 진행된 이후에는 동종업계 '후배'계정들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계정보다 규모가 큰 계정은 그만큼 내 존재를 챙기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데일 카네기의 걸작 <인간관계론>을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in Cyber Space로 적용해볼까요? 진정성이 담긴 댓글 소통과 꾸준한 흔적(좋아요, 스토리 조회) 남기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채널이 늘어나면서 저도 소통에 허덕이고 있지만 채널마다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최대한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스타는 팔로우 수보다 '반응도'가 높은 계정이 상위노출되고 있는데(활성화=최적화) 기존에 키워드로 작동했던 해시태그가 오염되서 무용지물이지만 충성도 높은 팔로워가 많을수록 반응이 빠르고 반응도가 높아집니다. 댓글을 주고 받는 팔로워들과는 맞팔도 어느 정도 하는 게 좋겠죠?


(맞팔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더 말씀드릴게요.)


특히 인스타에는 일방소통에 지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 역시, 규모와 상관 없이(그러니까 저보다 팔로워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저만 좋아요를 하거나, 저만 팔로우를 하고 있는 계정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팔로우 한지 오래 된 나름 '인친'인 경우, 상대방이 맞팔이나 맞팔없이 좋아요를 꾸준히 해주고 있다면 언팔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최근으로 올수록 맞팔없는 관계 유지가 너무 피곤하고 무용해서 차라리 선팔을 해보는 편) 상대방이 게시물을 업로드한지 1년이 넘었거나 좋아요를 받아본지가 까마득하다면 예고없이 언팔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팔로잉하는 수천명의 인친을 매일 확인하고 눈도장 찍을 수 없기에, 즐겨찾기를 가득 채워서 주 1회라도 밀린 하트를 남기고 있어요. 저는 매너하트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댓글 핑퐁이 가능하고, 댓글을 쉬어도 서로 이해해주는 찐친이나 충성고객이 아닌, 다소 협업에 가까운 매너맞팔 관계라면 매너하트만이 관계유지를 가능하게 하니까요.




저는 영혼없는 댓글보다는 매너하트를 권장하고, 매너하트조차 영혼없는 소통이라고 투덜거리는 분들은 제발 인기를 포기하고 이 글을 읽지 마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런치 매너하트에 화내는 사례는 한마디로 노이해입니다.


블로그는 체류시간이라는 문제가 있어서, 읽지 않고 하트만 누르는 경우 체류시간이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게시물 클릭'을 하지 않으면 큰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방문하자마자 돌아서는 경우 체류시간이 하락하지만, 아예 방문을 안하면 집계가 안되겠죠?) 조회수보다 하트수가 많으면 포스팅한 당사자의 기분이 좋지는 않죠. 투비는 게시물 내에서 한 사람이 여러 번 하트를 누를 수 있기에 초과하트 상태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기분이 좋습니다. (좋이요+좋아요=완전 좋아요)


브런치는 '게시물 클릭'을 해야 한 번의 하트가 가능하고 초과하트는 없지만(최근 한동안 클릭수와 조회수가 일치하지 않아 초과하트 있었고요.) 글을 올린 지 10초 만에 하트가 달린 것에 대해 분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브런치의 하트에는 저장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요. 다음에 읽으려고 책갈피를 꽂는 행위로 인식해도 무방합니다. 읽지 않고 라이킷을 했다고 화낼 이유가 1도 없지요. 물론 대부분은 매너하트인데, 그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고요.



여기서 매너하트맞팔 중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좀 더 알아볼까요? 브런치는 맞구독을 '더' 안하는 분위기입니다. 내 구독자가 빠르게 늘면 맞구독의 수가 그에 미칠 수 없습니다. 게시판이 없는 미승인 작가 계정과 이제 막 승인되어 글이 거의 없는 작가 계정은 맞구독을 굳이 안 하니까요. (저는 주제가 좋으면 뉴비여도, 응원차 선구독을 합니다.) 기능적으로 독자(=예비 작가) 계정도 구독이 가능하지만 애초에 구독은 '내가 읽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브런치인스타는 나의 구독(팔로잉) 수가 노출되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팔로잉 상한선까지 팔로잉하는 분은 거의 손에 꼽지만 대부분 인기 작가일수록 본인의 맞구독자가 더 적고, 이와 같은 현상은 뉴비나 중소작가를 더 위축시키죠. 하지만 뭐 그건 우리 사정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은 있어요. 애초에 모태셀럽이고 우주대스타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을 어느 정도는 봐야하지 않나요? 팔로워, 구독자가 꼭 '팬'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플랫폼 초기에 떡상한 스타작가라 해도 지금은 특히, 그와 같은 스타들이 포진해있는 인스타와 브런치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독자들을 선점하고 있어도 뷰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맞팔제로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특히 브런치에) 꽤 많더라고요.


제 3자의 눈에는 세상이 자기 중심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대체 그들은 왜 그러는거냐?' 라는 질문을 제가 수 없이 받을 정도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못돼서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추측을 해 볼 뿐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팔로우를 당하고 있고 맞팔의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콘텐츠가 좋아서 떡상했다면 인정합니다!



팔로우가 팔로우를 부르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플랫폼 폭풍 성장기에는 팔로우가 많은 사람을 일단 팔로우해보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기부여 파트의 '소통'편을 올리고 제가 받았던 피드백과 인스타 8년을 압축한 스레드 2주의 희노애락을 종합한 결과, 기존 팔로우를 (자본으로) 가진 상태로 맞팔을 "너~~무" 안 하는 사람은 나르시시스트로 간주하기로 했습니다.


맞팔은 물론 본인 마음이고, 의무가 아니며,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맞팔 또는 좋아요를 강요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찐 '블랙리스트'라서 저는 다 차단했어요. 있죠, 그 쌔~한 느낌. 특히 '선팔'했다고 거짓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바로 칼차단입니다.

그런데 맞팔을 "너~~무" 안 하는 사람들의 존재도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 맞팔이 모토인 것처럼 프로필을 세팅하고 본인의 팔로잉은 한두자리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브런치나 인스타에서는 도도하기라도 했는데, 스레드는 팔로잉이 노출되지 않으니까, 위선까지 떠는 것입니다. 그냥 지나치자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브런치에는 난생 처음 보는 작가들이, 마치 인스타의 K-pop 스타보다도(!) 낮은 맞팔율을 자랑하고 있는데 정말 노이해입니다. (물론 글이 좋으면 인정.)



난 쓸테니 넌 읽어라?



플랫폼 초창기에 정~~말 열심히 써서 떡상을 했었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비공식 휴면계정이 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운영팀이 이들을 '우선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 크리에이터 선정도?) 선택받지 못한 작가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가끔 콘텐츠가 좋은 신규 계정을 추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작가)들은 '특정인'이 작성한 '특정 주제'의 글이 반복해서 노출된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투비도 시간이 누적될수록 이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고요. 정확한 빈도는 모르겠지만 저도 한동안 오늘의 작가, 추천 글로 노출되었기에 저 자신의 불만은 아닙니다.


운영팀보다는 자신이 글이 노출되는지도 모르고 방치하는 (지나간 시절의) 스타작가들에게 살짝 분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구독자 500을 만들기까지 한 달에 20편 이상 업로드를 하고 매너하트도 하는데, 마지막 업로드가 2년이 넘은 작가들이 아직도 구독자가 5000이면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인스타에서는 이런 계정을 '추천'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알고리즘의 문제?)


구독자가 많다고 꼭 거만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생 이만큼의 인기라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왔는데도, 어느 타이밍에 떡상한 다른 계정을 보고 박탈감을 느껴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네요. 보이는 게 다는 아니지만 보이는 플랫폼이잖아요. 맞구독을 안 하는 작가들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지만,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쯤에서 '스타 강사' 이야기를 해볼까요?


국내 최고 입시 학원의 스타 강사인 선배가 예전에 그런 말을 했습니다. '스타 강사'가 될 거 아니면 강사의 길을 가지 마라. 그 말은 학원 강사라는 직종의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심한 양극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작가들이죠.


크게 보면 최근으로 올수록 웹툰이 문학과 미술을 통합하기 때문에 장르 불문하고 '창작자'들의 세계라고 합시다. 문학을 포함한 문화예술 창작자.

유명해지면, 그러니까 '스타 작가'나 셀럽이 되면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질 수 있지만 세부 장르에 따라 둘 중 하나로 치우치기도 합니다. 한편 유명해지지 못하면, 그러니까 무명으로 남으면 부와 명예 중 아무것도 못 가지고 사라집니다. 사후에 재발견되거나 프리미엄이 붙는다 한들, 그것은 이미 원작자를 떠난 부와 명예입니다.


그래서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타인보다는 당장 제가 창작한 콘텐츠를 죽기 전에 최대한 널리널리 퍼뜨려야 합니다.




좀 인기 있다고 도도하게, 혹은 인기와 상관없이 고고하게 자신의 창작에만 몰두하면 좋겠지만 저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요. 저 사람과 나의 차이가 실력인지, 운인지, 매력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여러분이 도도하고 고고하신 분이라면 이 글을 읽고 계시지 않겠죠. 저는 재주가 많아서 안티도 많고 안티를 커버할만큼 더 넓고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소통하고 더 존경 받는 사람이 되고자 부단히 자아성찰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글을 빨리빨리 읽고 수십개의 댓글을 달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마음에서 진심이 우러나지 않을 때는 댓글을 쓰다 지우다 포기한 적도 많습니다. 좋은 말을 하고 싶은데, 듣는 사람이 기분 좋을 말이 아닌 것 같으면 주워 담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오프라인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신중해질 수 있어서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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