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잔 Jul 05. 2024

너를 위한 노래

한 개의 문이 나타나 문을 열었습니다. 문항이 1개인 시험지가 책상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문제를 풀었습니다. 두 개의 문이 나타났습니다. 왼쪽에 있는 문을 먼저 열어 보았습니다. 방금 전에 풀었던 시험지가 놓여있었습니다. 빨간색 색연필로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른쪽 문을 여니 왼쪽과 같은 문제인데도 이번에는 틀렸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틀린 문제라고 표시된 방으로 들어가서 다시 문제를 풀었습니다. 세 개의 문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보였고 각 방이 맞다, 틀리다, 세모 표시로 이 문제를 해석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세모 표시가 된 방으로 들어 가 문제를 다시 풀었습니다. 네 개의 문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도형으로 채점이 된 시험지를 계속 만났습니다. 25개의 문 앞에 도착했을 때 한 번도 맞다는 표시가 된 문제를 선택하지 않았기도 했고 동그라미도 도형인데 아쉬운 마음에 맞다고 되어 있는 동그라미의 방으로 들어 가 문제를 다시 풀었습니다. 노래하는 새가 나타났습니다. 새 앞에 앉아 땀을 닦았습니다. 노곤해진 몸과 마음이 녹아내리듯 잠에 빠졌습니다. 꿈에 새가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틀렸어.


너무 화가 나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여전히 노래하고 있는 새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가 틀려! 듣기 싫어, 노랫소리. 하나도 좋지 않아. 꺼져! 놀란 새가 노래를 삼켰습니다. 딸꾹질을 시작했고 멈추지 못했습니다. 딸꾹질을 멈추려고 새에게 물을 먹게 했습니다. 새의 몸에서 작은 불빛이 반짝였습니다. 새가 말했습니다. 나는 진짜 새가 아니야. 이번에도 틀렸어. 작은 불빛은 가짜새의 몸에서 흐르던 전류가 물에 닿으면서 만들어진 불꽃이었습니다. 미안해. 네 말이 맞아. 이번에도 내가 틀렸어. 나는 이 방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해. 차라리 사다리꼴 모양으로 갔어야 했어. 새에게 사과하고 새의 몸에 설치된 차단기를 내렸습니다. 새는 잠들었습니다. 문을 열어 왔던 길을 되짚어 처음에 만났던 한 개의 문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문제를 풀었습니다.

금요일 연재
이전 08화 고무줄 넘기 기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