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10시
매주 수요일 10시에 수잔은 시 쓰기 모임에 간다.
노인과 젊은이가 책상에 앉아 시를 썼다.
수잔은 노인의 시절을 맞은 사람들의 시를 들었다.
노인들의 얼굴을 보고 노인들의 시를 들으니 미래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수잔은 늙어보았다.
지금의 수잔이 꽤나 무게를 두고 실천하는 일들의 의미를 늙어진 수잔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꽤나 무게가 없이 느껴졌다.
뚱뚱해지지 않기 위해 대충 이루어지는 한 끼의 식사,
그가 좋아하기 때문에 구입한 취향에 맞지 않는 통이 넓은 바지, 더 넓은 세상이 열릴 것만 같은
기대로 귀에 피가 나도록 듣는 영어방송,
누런 색에 가까운 노란 가방 대신 과시용으로 선택한 분홍 가방, 집 안 인테리어에 쏟은 돈과 시간,
울고 싶은 순간에, 오히려 웃었던 수많은 순간.
늙은 수잔의 눈에 넌덜머리가 나다 못해 분에 겨운 눈물방울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수잔은 억울했다.
중요한 일이었어. 의미 없지 않았어.
수잔이 말했다.
늙은 수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수잔, 너를 위한 일이었니? 그런 것들이 네가 원하는 행복이었어?
나는,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없어.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
늙은 수잔이 수잔의 왼쪽 볼을 쓰다듬었다.
수잔, 내일이 오면 이렇게 해보자.
점심에 먹을 메뉴를 정하고 밖으로 나가서 누군가 너를 위해 만들어준 음식을 먹는 거야.
소설책을 들고 가. 먹는 동안 아무하고도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돼.
배부르게 먹은 후에 산책을 해.
거기 기억나지?
언제나 궁금해하던 거기. 요란스러운 글자가 크게 써진 디저트 카페.
그 카페까지 가는 길에 네가 좋아하는 풍경이 많잖아. 천천히 걷다가 글자가 요란스러운 카페에서
디저트를 사보는 거야.
다음 날, 늙은 수잔의 말처럼 누군가 수잔을 위해 만들어준 점심을 먹고
디저트 카페까지 산책을 했다. 걷는 것만으로 수잔의 마음은 만족으로 가득했다.
디저트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디저트와 함께 먹기 위한 커피를 내렸다.
디저트에서 요란한 맛이 났다.
호로록.
소리를 내며 늙은 수잔이 커피를 마셨다.
맛이 어때? 생각했던 그 맛이야?
수잔이 물었다.
늙은 수잔이 나이 든 입술을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굉장히 달아. 수잔, 시는 다 쓴 거야?
다음 주 수업에 시 낭송 있잖아.
수잔이 달고 요란스러운 맛이 나는 케이크를 한 입 먹고 대답했다.
응, 썼어. 너에 대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