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족

그런 것들이 모여

by 수잔

동그랗게 말린 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뺐다를 몇 번 반복했다. 예고 없이 온 추위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수잔의 옷장엔 여름에 입던 청바지들로 가득했다.

여기를 한 번 정리해야 하는데. 마음의 소리를 몇 번이나 들어도 몇 번이나 무시하게 된다.

옷 장 정리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몇 번이나 무시했던 결과로 당장 나가야 할 때 입을 옷이

없게 된 사태를 맞이 한 수잔의 선택은 인터넷 쇼핑.


나를 가두어주고 싶다는 생각, 나를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잔잔히 밀려올 때가 있다.

원하는 것과 원하는 바가 옳은 것인가 갈등이 되었다.

가능하다면 원하는 것을 찾아 이루어주고 싶었다.

그러면 완벽에 가까운 만족감이 다시 찾아와 줄까?


일이 바쁠 때에는 떠오르지 않을 감정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가함이란 잠시 꿀같이 달콤하다.

일은 남이 베풀어 주는 정신적 배려이고 한가함이란 내가 풀어야 할 숙제 같다.

우왕좌왕하다 멈춰 선 수잔의 정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따라갔다.

수잔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다행히 한 나절이 지나가, 남은 저녁만큼의 생각만 처리하면 되었다.

저녁에는 무슨 생각으로 만족감을 얻어낼까?

지겹지 않은 일은 무엇일까.

수잔의 집 어느 곳에 가야 지겹지 않은 생각과 만날 수 있을까.


수잔.

그가 수잔의 이름을 불렀다.

웃으며 그를 보았다.

웬일이야? 왜 나왔어?

그가 물었다.

준비한 대답이 없었다.

그를 마중 나온 수잔의 생각이 잠시 만족을 얻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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