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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억울함을 왜 당해야 하는지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by 민트러버

상담을 다녀왔다.

기독교 상담 선생님과 벌써 4회차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주는 내 어릴적 아팠던 이야기를 꺼냈어야했다.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

초등학교 3학년 때, 새로운 동네로 전학을 왔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다녔다는 '맹모삼천지교'라는 옛 말처럼 엄마도 내가 좋아했던 초등학교와 친구들과 이별을 하고, 3학년 때 교육을 위해 좋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은 내 기억 속에서 '애증'의 곳이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겪었던 일.

하나씩 끄집어서 상담사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 안의 무의식 속에 있었던 일이 이번 일을 겪으면서 확 올라오게 되었고, 상담사는 그 때 미해결 된 감정과 환경으로 남아있던 것이 20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몸이 기억한다고 하잖아요. 00씨도 그런 거예요.'

자기 전 기도하려고 음악을 틀고

기도하는데 많이 울었다.

아니 눈물이 계속 나왔다.


내가 나를 지켜주지 못했었다

내가 나를 안아주지 못했었다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에

내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고 아닌척 살아왔나보다


하나님은 내가 당당하고 밝고 빛나는

하나님의 소중한 딸로 살아가기를 원하시는데

내 모습은 위축되고 피하고

내 마음이 그것이 아닌데도 억누르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몰랐었고

나를 더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주 며칠동안 나는 나의 모습을 직면해야만 했다.

가족끼리 여행을 가서도 올라오는 내 모습에 놀랬다.

하나님께 토설하는 기도가 나오면서 눈물이 너무나도 나왔다.


"하나님 신실하신 분인데 너무하신 것 아닌가요.

제가 그렇게 되기 싫었던 사모에 대한 콜링까지 받고 4년동안 피하다가 이제서야 기쁨으로 순종하겠다고 한건데..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사역자였기에 만났고, 그렇지 않았으면 연애할 때 약간 느껴지는 쎄함이 있어도 걸렀을텐데..왜 사모로 부르셨고, 왜 사역자같지도 않은 일반인보다 못한 사람을 만나게 하신건가요.

그리고 그렇게 믿음으로 날짜까지 선포하고, 사람을 만나고, 모든 것들이 기도한 대로 다 응답해주셨는데..심지어 2년 전 적었던 결혼 기도제목까지도 일치해서 서로가 확신해서 결혼한 것인데, 어떻게 결혼생활도 아니고 2달만에 끝나버릴 수가 있어요?

저는 하나님 하라는대로 순종한 것 밖에 없는데, 너무 미치도록 억울해요."


미친듯이 울었다.

이런 나를 보고, 아빠는 우울증 아니냐면서 걱정되는 마음에 이야기하시지만

마음이 여려질대로 여려져서 쓴소리 하나도 소화 못하고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이다.


이런 나를 보호하려고

새롭게 반주자로 청빙되서 간 교회에서는 어제 지휘자님이 한 말에 나도 세게 반응을 해버렸다.

'제가 선을 넘는 말일 수 있지만, 반주자님도 여기에서 많이 성장하실거예요'

'아 그런가요. 지휘자님 여기서 처음이세요?'

'네 어린이 지휘는 많이해봤는데, 어른 지휘는 여기가 처음이에요.'

'아 그럼 모두 성장하는 시간이 되겠네요!'

상대가 공격했다고 나도 바로 직설적으로 공격했나보다.

마음이 쓰여서 지휘자님께 카톡으로 좋게 남기고 잤다.


이 불같은 터널을 잘 회복하며 통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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