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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원 Feb 16. 2022

누구에게나 '상償상象'은 필요하다

아주 작은 보상補償과 인상印象이 주는 동기부여에 관하여


남산 산책을 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매일 가는 건 아니지만 일주일에 1~3번 정도는 꾸준히 다니고 있다.

20대, 아니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산책하는 걸 꺼리던 사람이,

코가 시린 겨울이 되면 운동은커녕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벌벌 떨며 두려워하던 사람이

지금은 야간 산행마저 즐기게 되었다.


아니, 왜..? 어쩌다??


작심 3일도 아닌 2일만 반복하는 내가 어떻게 이토록 꾸준히 산책을 즐기게 되었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1. 보상補償

어릴 적, 일요일 아침만 되면 엄마 손에 이끌려 목욕탕에 가곤 했다. 어린 나는 목욕탕 가는 게 너무 싫었다.

학교도 가지 않는 일요일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싫었고 뜨거운 탕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런 내가 꾸역꾸역 목욕탕을 갔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커피우유였다.

뜨거운 물에 한참을 있다 나와서 마시는 시원하고 달콤한 커피우유!

마치 힘든 운동 후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 한 모금 같달까..


집에서 남산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오르막길은 언제나 힘이 든다.

숨이 차고 땀이 날 땐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쉽사리 그러지 못하는 건 

정상에서 날 맞이할 달콤한 커피 때문.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간 N타워 앞에 펼쳐진  파노라마뷰를 보며 마시는 편의점 커피음료는

그 어떤 브랜드 커피보다 맛있고 달콤하다

그렇기에, 정상에서 경치를 보며 커피우유를 마시기 위해,

나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오른다.


2. 인상印象

처음 한, 두 번 남산에 갔을 땐 등산이 아닌 관광(?)으로 갔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사진도 찍고 자물쇠도 걸고 야경도 보고..!

그땐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가는 특별한 장소였다. 하지만 등산으로  가게 된 남산의 첫인상은 좀 달랐다.


그날은 내가 꼭 보고 싶었던 라이브 방송이 있는 날이었다.

정상에 있는 카페에서 보고 싶어 예정된 시간에 맞춰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막판엔 거의 뛰어 올라가야 했다.

너무나 숨이 차고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라방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정신을 붙들고 도착했다.


그렇게 보게 된 라방은 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재밌었다.

그래서 남산을 오를 때마다, 그날의 분위기와 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기에 남산은 내게 힘든 운동코스가 아닌 추억이 담긴 즐거운 장소가 되었다.



이러한 보상과 인상은 누군가에겐 작고 하찮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내겐 이것이 남산을 오르게 하는 굉장히 큰 동기가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예전처럼  주말엔 누워서 티비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동기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우연한 기회에, 아주 작은 이유로도 큰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입으로  호호 분 바람으로도 큰 불을 지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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