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바스 알 하이요에 대한 어느 한 연구
캠핑의 정서와 요리 정서의 완전함
캠핑에서는 감바스 알 하이요지
먹은 흔적은 가을 낙엽 같아
그 흔적의 풍경은
늦가을 소쇄원 계곡의 낙엽 같기도 해
때로는 오필리아의 연못 같기도 해
흔적은 모두 죽음이야
그토록 포만감이 드는 흔적은
사물의 명멸 속에서만 태어나는 것
늦가을 소쇄원 계곡의 낙엽 같은
오필리아의 연못 같은
가을 빛 감바스 알 하이오의 명멸
죽음과도 같은 포만감의 흔적
죽음은 포만감일까...
끝물의 흔적
완전함이 자리이동 후 듬성듬성 나뒹구는 표적들의 남겨짐
남은 것들의 여백은 모아짐의 빽빽함을 저 멀리 밀어 넣고 그 빈 공간을 드러낸다
본래의 사물의 그 표정을
앙상한 가을 나뭇가지들처럼
그래서 멀리 보인다
그리들의 검은 빛은 연못이다
유광의 소스는 물의 검은 표면이다
검은 물은 죽음이다
응축된 기억들
그 많은 정보들
뼈에 새긴 경험들이 모이는 자리
모여는 곳, 그 죽음의 자리
생명은 모이면 죽는 것
동시에 죽음은 어떤 무엇으로 변화하는 것
그 생명을 관장하는 것은 물이다
많은 물
다양한 모여듦은 검은 것이다
모이는 것은 죽음을 거친다
내가, 네가 죽지 않고서 다른 것이 되는 일은 없다
죽음의 표상은
빈 공간에 갇히는 것이다
그것은 한가함이라고 명명된다
한가함 속에서만이 변양을 일으키는 것
꿈을 꾼다
도취의 힘이 그 막을 채운다
흔적은 과거다
죽음의 포만감은 도취로 이끈다
그 많은 것을 먹은 포만감은
잠으로 이끈다
긴 꿈, 긴 한가함
커다란 빈 공간에 차 오른다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