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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Oct 26. 2024

풍선의 시간

            

            

시간이 멈추어 있다

부산하게 사람들, 움직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시간은 멈춰 있다

언제부터 멈추어 있었나

시간이 흐른다는 착시에     

갇힌 공간이다

움직이는 공간은 

살아 있지만, 시간은 멈춰 있다     

좀비, 세계는 멈춰 있다

의식하지 않는다

저 멀리의 관찰자의 시선을 

일제히 본다

그 시선에 의해 시간을 인지한다     

과연 시간은 흐르고 있는가?     

문득문득 풍선이 배달된다

세계에 갇혀 있는 풍선을 접하다 보면

오히려 내가 풍선에 갇힌다

멈춰있는 시간과 마주친다

한 번도 시간은 그 풍선 안에서 흐른 적이 없었다     

저마다에게 잊지 않고 

배달되는 풍선의 세계     

먼저 해결되어할 풍선들, 한 아름으로 온통 시야를 가린다     

하나하나 풍선을 터트리듯 

하나, 둘,

         풍선의 세계가 사라진다

사라진 세계,      

상실감은 이내 축축 늘어진다          

세계는 흘러야 한다

하나의 세계가 갇힐 때마다 풍선은 늘어난다     

펑펑 풍선 터지는 소리가 축제처럼, 오라!     

뾰족한 바늘이 갈린다

바늘이 날카롭게 갈리는 만큼 풍선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날 서 있는 바늘은 날카롭다는 것에 대하여

슬퍼하거나 외로워지지 말아야지     

공간에서 시간은 무조건적으로 흘러야 한다.

시간을 방해하는 터울들을 

다 바늘로 찔러대야지

기어코 가로막힌 시간 안에서 풍선들을 해방시켜야지     

한 번도 흐른 적이 없는 시간의 흐름을 공간이 느끼게 해야지

시원의 묘妙함을 인지해야지     

지금 

세계는 어디에 있는가?     

중력을 향하여 뻗는 발걸음이 무겁다  




             

* 사진 : 피에르 퓌비 드 샤반느 Pierr puvis de Chavanes (1824-1898)

'풍선 The bo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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