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관리 잘 해온 인재들과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선 기업
KIA 타이거즈가 2017 프로야구에서 정규리그에 이어 포스트시즌에 펼쳐진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11번째 왕좌에 올랐다.
정규시즌을 마친 팀들이 내년 봄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 겨울철에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선수 영입과 연봉 협상에 나서는 이 시기를 스토브리그(Stove League)라고 부른다.
스토브리그란, 팬들이 난로(stove) 주위에 모여 선수들의 소식 등을 논하며 흥분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의 경기를 보는 것 같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KBO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발표하고 올 시즌 우승팀인 KIA를 포함한 포스트 시즌 진출팀도 내년에 입대를 하는 선수를 대체할 선수 발굴이나 전력 보강을 위해 벌써 FA 선수들의 연봉계약 추측 보도가 나오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야구에서 유래됐지만, 시즌을 마친 다른 구기 경기에서도 활용되는데 올해 사업성과를 결산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포지션들이 하나둘 오픈되며 헤드헌팅 시장에도 스토브리그의 조짐이 일고 있다.
학력, 연령, 경력 면에서 경력관리를 착실히 해온 인재들과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베팅하는 기업들이 스토브리그를 두드리고 있는 것.
소위 'BIG 3' 대기업으로 불리는 그룹사 출신의 인력들이 10월 말을 기점으로 채용 시장에 쏟아지며 올 한 해 동안 구인에 어려움을 겪었던 30대 대기업은 물론, 중견 그룹마저 이들 인재 영입에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이미 상용화되고 윤리적인 문제까지 논의되고 있는 미국, 유럽 등에 뒤쳐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이한 IT 분야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및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창의적인 인재들을 찾고 있지만 미스매칭의 심화로 구인난을 겪어 왔다.
그런 탓에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해외 유명 대학에서 취업설명회를 계획하거나 기존 국내 취업포털 사이트가 아닌 고급 경력자들의 인맥으로 알려진 링크드인(Linkedin)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하지만, 40대가 넘은 시니어급 경력자들이 기존 자신이 받아왔던 연봉 수준을 백지 위임하고 영화 <인턴>의 로버트 드니로처럼 마치 '시니어 인턴'을 자처하듯 하향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은 같은 비용이나 예산을 투자해 고급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헤드헌팅 업계에서 40세 연령을 기준으로 30대까지는 이직할 때 연봉 수준을 10~ 20% 높여 지원하도록 하지만, 불혹을 넘긴 시니어급 후보자에겐 기업의 요구에 맞춰 과거 연봉 수준에 15~ 20% 낮춰 지원하도록 독려한다.
그래서 그럴까? 일부 기업에서는 헤드헌팅사에 전해주는 JD도 같은 직급 내 10살 차이(밴드)가 나는 연령대를 요구해오기도 하고, 유관 경력 2년 차에 대리, 5년 차에 과장까지 직급의 인플레도 심화하고 있어 현장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가을은 기업들의 한계사업 철수에 따른 구조조정과 새 먹거리 준비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이 잇따르는 시기로, 얼어붙었던 채용 시장이 열리고 우수한 인재 유치에 나선 헤드헌팅 업계에도 스토브리그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시크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