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위한 휴대폰중독 극복하기
우리는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행위에서 안전해지고 평화로워집니다. 모든 게 과해진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자녀양육도, 교육도 과해서 생기는 문제가 넘쳐나고요. 못먹어서 생기는 문제는 드물어도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은 빈번합니다. 교통체증과 주차전쟁도 자동차가 너무 많은 탓이고, 심지어 사랑도 지나쳐서 폭력이 되는 시대죠.
미니멀라이프가 유행인 건 이유가 있는거겠지요. 왠만한 것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적절히 필터링 시키는 능력이 지혜입니다.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삶이 필요해요.
엄청난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엄치면서 우리의 주의력은 점차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의산만함이 기본적으로 장착된 인간이, 문명의 발달 때문에 점점 더 주의력이 약해지고 있어요. 그럴 수록 마음은 더 취약해지고요.
마음이 평온해지는 원칙은 간단합니다.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것' '판단과 평가없이 한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입니다. 하지만 휴대폰은 이 두가지 모두를 방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대폰을 보는 것은 진정한 휴식이 될 수 없어요. 단지 나를 괴롭히는 일상의 문제에서 잠깐 주의를 빼앗아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할 뿐이겠죠. 자동차로 치면 공회전을 하는거에요. 계속 연료가 새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이 초조하고 산만해질 때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더 자주 켭니다. 왜냐하면 불안할 수록 마음의 공백을 견디지를 못해요. 오랜시간을 통해 그렇게 습관이 길러져 왔고요. 그렇지만 휴대폰으로 보는 수많은 정보들도 (아무리 재미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극'입니다. 마음에게 진짜로 필요한 건 '새로운 자극'이 아니라, '여백'이에요.
그렇기에 일상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실천법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휴대폰을 시야에서 떨어뜨려 놓는 환경만들기
애인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는 순간에도 테이블 위에 휴대폰이 있으면 상대방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테이블 위에 뒤집어져 있는 휴대폰이 내 주의를 계속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이지요. 강력한 힘을 가진 놈이에요. 물론 우리의 주의력이 그만큼 민감한 탓이겠지만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휴대폰을 내 눈에서 제거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니까요. 어느정도 내가 능동적으로 충동조절을 할 수 있기까지는 환경을 형성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아래는 도움이 될만한 작은 행동들이에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놓는다.
-공부를 하거나 일에 몰입해야 할 때는, 휴대폰을 꺼서 서랍 안에 넣어둔다.
-문자, 애플리케이션, SNS 알람을 꺼두고 하루 중 2번만 시간을 정해서 일정시간동안만 확인하도록 한다.
-잠자기 전에는 휴대폰을 발 밑에 둔다. (손이 닿는 범위의 바깥에 둔다)
2. 능동적으로 충동조절 하기 (=마음챙김으로 극복하기)
충동적으로 휴대폰을 보고싶은 마음이 들 때, 충동이 있는 마음 그 자체를 바라보세요. 가만히 살펴보면, 그 마음 안에 어떤 욕구가 있는지도 보일 겁니다. 불안하거나 초조한 마음 때문에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는 것도 알아차리게 될거에요.
물론, 처음에는 알아차리기도 전에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습관이니까요. 하지만 그 때에라도 알아차리고 내려두면 됩니다. 그게 반복 되면 휴대폰을 집어 들기 전에 '아 내가 휴대폰을 켜려고 하네.''휴대폰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라고 내 의도를 민감하게 파악할 거에요. 그러면 그 다음 번은 더 일찍 충동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간격을 계속 늘려가는 것이죠. 이 때까지는 휴대폰을 보고 싶은 충동(자극)이 일어날 때 휴대폰을 보는 행위(반응)가 즉각적으로 일어났다면, 이제는 '알아차림'능력을 강화시켜서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겠지요.
심심함(자극) ->'인터넷기사를 보고싶다.'(충동) -> 알아차림 -> '꼭 지금 봐야할까?' -> '11시에 이메일이랑 한꺼번에 체크하자'(타협) ->휴대폰 내려두기 (반응)
이또한 습관으로 형성되어야 힘들이지 않고 그 충동을 흘려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복이 필요한 건 당연하겠지요. 한동안 실패하더라도 절대로 스스로를 타박하지 마세요. 그러면 스트레스로 인해 더 자주 더 오래 열어볼테니까요.^^
저의 경우 마음챙김과 명상을 습관화하면서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무 목적도 없이 습관적으로 열어보던 휴대폰 사용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었어요. 자기전에 휴대폰을 보는 습관 때문에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던 저는 한동안 방 바깥에 휴대폰을 두고 자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전에는 휴대폰을 보지 않아요. 마음이 차분해지고 싶은 욕구와 숙면을 즐기고픈 욕구가 더 커졌거든요.
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자동적으로 휴대폰을 꺼내드는 습관도 없어졌습니다. 그 대신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마음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럼 잠깐 졸기도 하면서 개운하게 다음 스케줄에 참여하곤 합니다.
저처럼 마음챙김을 습관화 하고 있는 한 지인은 '휴대폰을 보고싶은 마음이 줄었다'고 얘기합니다. 맞아요. 이게 습관이 되면 휴대폰을 보는 것보다, 더 편안한 마음상태를 자연스럽게 원하게 됩니다. 어떤게 내 마음의 안정에 더 좋은지 경험으로 알았으니 알아서 원하게 되는 거지요.
중요한 건, 휴대폰을 보고 싶은 충동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내일 날씨는 어떻지?' '오늘 이슈는 뭐가 있나?' '아이유가 신곡을 낼 때가 됐는데 아직 안나왔나?' '친구한테 문자를 보내볼까' 하는 생각들이 불쑥불쑥 떠오르죠. 예전 같았으면 그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이미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거나, 메세지를 보내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그 마음을 그저 보고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에 그 충동, 욕구를 살펴보고 더 즐거운 것으로 주의를 전환해요. 마음에 더 좋은 것을 주려고 합니다. 그러면 금방 또 잊어버립니다. 내가 휴대폰을 보고싶어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려요.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획득이 쉬워진 요즘, 그 것들을 모두 누리는 게 과연 나한테 이득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다양한 라면이 개발되어도 밥보다 몸에 좋을 수는 없듯이요. 아무리 즐겁고 대단한 것도 내 마음에는 독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도 휴대폰도 아주 이쁘고 화려한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어요. 또 게임이나 영상 등 수많은 즐길거리들이 마음을 초대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더 다양하고 많아지겠죠. 하지만 취약한 우리 마음에게 필요한 건 잠깐의 즐거움이 아닐 겁니다. 고요한 마음을 되찾고, 고민과 걱정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일 거에요.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삶'을 통해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내시길 바랍니다.
위 글이 담긴 브런치북 [How are you?내마음] 이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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