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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Nov 16. 2019

마음의 운전대를 어떻게 잡나요

산만하고 불안정한 마음을 돌보기


마음의 운전대를 사수하라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왔다고 합니다. 내버려 두면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줍니다. 참 좋은 세상이죠? 그런데 마음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더 불안해지고 더 산만해집니다. 평소에 인간의 마음은 자동모드로 작동되고 있습니다. '생각은 스스로 생각한다'는 말이 있어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인데 계속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잠을 못 이루는 경우는요?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어느새 상념에 빠진 일은요? 이처럼 생각은 제멋대로예요. 이게 문제를 일으킵니다. 때문에 우리가 마음의 운전대를 놓는 순간 위태로워집니다. 생각에게 잠식당해요. 그래서 운전대를 쥐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방치하거나 타인에게 내맡기지 마세요.


자율주행 자동차와 달리 우리 마음은 운전대를 놓칠수록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운전대를 잡으세요!! (출처-삼성전자뉴스룸)


'현대인의 이유 있는 괴로움' 편에서 (글 바로가기) 말씀드린 것처럼 생존을 위해 발달했지만 현대인에게는 괴로움이 되고 있는 뇌의 특성 중 세 가지로  '주의 산만함, 불안감, 부정적인 경향성'을 꼽았습니다. 


이 세가지만 없었어도 살기가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쓸데없는 걱정거리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게다가 기분 좋은 정보를 더 민감하게 알아차린다면 과연 괴로울 틈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길은 이런 기능과 연결되는 것이 분명합니다.


내게 좋은 것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

나를 위한 긍정적인 감정을 '선택'하는 것

괴로운 것은 흘려보내고 좋은 생각을 강화시키는 것


이 것만 가능해진다면 마음이란 녀석은 괴로울 일이 없겠죠. 우울이나 불안에서 헤엄치거나, 분노와 한 몸이 되거나 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것만 취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 작업들이 자율주행모드에서는 불가능하므로 우리의 목표는 자율주행모드를 끄는(off) 것이어야겠습니다. 마음이 제멋대로 작동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주인인 내가 운전대를 꽉 사수하는 거죠. 내가 주인이다! 하고 확실히 해두는 거예요.


마음의 운전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이 세 가지를 실천해 보기를 권합니다.



1. 의도적으로 덜 보고 덜 듣기 (=자극 줄이기)

뇌가 피로해지면 자동모드로 가게 됩니다. 체력이 달리면 힘을 쓸 수 없는 것과 같아요. 계속 산만한 상태에 있고, 긴장 상태에 있고, 수많은 자극을 받아들이다 보면 뇌는 피로해집니다. 그러면 내게 이로운 쪽으로 작동할 확률이 낮아지고요.


그래서 자극을 의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어요. 현대인들의 마음을 산만하게 만드는 가장 큰 주범이 휴대폰과 인터넷이죠. 인터넷을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정보 자극이 들어오기 때문에 뇌는 이걸 처리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됩니다. 휴식을 취할 때 휴대폰을 많이 열어보게 되는데 그건 진정한 휴식이 될 수 없어요. 시간을 정해서 휴대폰을 꺼두거나, 지하철이나 버스에 있는 이동시간에는 휴대폰을 보지 않는 습관을 들여보면 좋겠습니다.


또, 잠깐 눈을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극을 제한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많은 감각 자극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자극이 가장 크고 또 강렬합니다. 공부나 업무를 하다가 10초만이라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 보세요. 그것만으로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잠깐 눈을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산란한 마음을 잠재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2. 생각을 바라보기 (=생각의 힘을 약화시킨다)

생각을 그저 바라보세요. 생각은 제멋대로 흩어지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난리부르스를 치고 있을 겁니다. 거기에는 원치 않는 생각도 있을 거고요, 걱정해봐야 해결될 리 없는 걱정거리도 있을 겁니다. 그들을 몰아낼수록 나는 평온해질 수 있겠지요. 그럴 때 칼을 들고 무섭게 쫓아내려 하는 게 아니라, 관대한 마음으로 가만히 생각들을 바라보세요. 마치 모니터 속의 티브이쇼를 보는 것처럼요.


어느 것도 붙잡지 않아야 합니다. 날 차 버린 애인도 붙잡으려 하면 날 더 비참하게 하듯이 마음도 놓아주지 않고 집착할수록 괴로워집니다. '놓아두는 것. 바라보는 것. 바꾸려 하지 않는 것.' 이 것이 생각들에게 해주어야 할 태도입니다.


좋아하는 이웃집 아이를 관찰하듯이 바라보면 됩니다.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면 아이는 울고 떼를 쓸 거예요. 그냥 바라보세요. 생각을 가만히 바라보면 그 생각은 힘을 잃게 됩니다. 만약 '좋다''싫다'와 같은 판단이 든다면, '하늘은 파랗다.'혹은 '사과는 빨갛다'와 같은 중립적인 문장을 되뇌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평소 우리는 '판단하기'에 강력한 습관이 들어 있기 때문에 아무 판단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이건 좋아. 저건 싫어. 쟤 못생겼어. 나는 쭈구리야. 같은 판단이 담긴 생각들은 나를 피로하게 할 뿐입니다. 판단을 내려두고 생각 그 자체를 바라보세요. 생각에 끌려가지 않고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거예요.



3. 나의 뇌가 야생에 길들여져 있음을 기억하기

불안이 높은 분들에게 특별히 당부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 불안감은 생명을 지켜주는 시그널이라고 말씀드린 것을 기억하시나요. 우리의 뇌는 생존을 확보하기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그것도 원시시대 환경에 알맞은 최적화예요. 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석기시대의 뇌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목숨을 지켜주려고 불안 경보를 자꾸 울리죠. 하지만 그 당시에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 실제로 생명을 위협하는 포식자의 침입이었다면, 현재에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은 원고 마감, 타인의 시선, 시험, 과제와 같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문제들입니다. 그러니 불안 때문에 더 불안해지지 마세요. 현대인의 일상의 대부분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으므로 경계상태로 긴장해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충분히 평온해져도 괜찮아요


계속 불안해하고 그 불안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우리는 그 스트레스 때문에 죽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원시시대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죽는 사람은 없었지만, 현대에는 스트레스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범이잖아요. 


그러니 기억하세요. 나의 뇌가 야생에 길들여져 있음을. 불안감이 올라와도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음을. 그러니 칭얼거리는 불안을 그저 살살 달래서 다시 잠재우면 됩니다.  불안에 떨고 있는 마음에게 '괜찮아, 나 안 죽어,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하고 잘 보내주세요. 그리고 해야 할 일에 차분히 주의를 기울이세요. 



위 글이 담긴 브런치북 [How are you?내마음] 이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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