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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시간 Aug 18. 2022

2년째 블로그 운영 중

예전에 후배가 블로그를 통해 육아용품을 협찬받고 수익을 내는 장면을 지켜볼 때도 시큰둥했다. 넉넉해서라기보다는 아이를 키우는 게 버거워 하루에 1~2시간씩 블로그에 투자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다. 그렇게 2021년 1월쯤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소통용으로 만들어봐서인지 쉽게 만들고 글을 하나 올렸다. 반응은 미비했지만 내가 쓴 글을 계속 새로고침하며 보고 또 봤다. 처음엔 세상 속에서 내가 살고 있다고 증명하듯 내놓은 그 글을 발행하기만 해도 좋았다.


나는 무언가 해야겠다 생각하고 실행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준비자세를 취하고 출발선까지는 쉽게 섰는데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은 마음이 번잡스러웠다. 내가 뭐라고 세상에 글 하나 툭 내놨다고 모든 사람이 볼 줄 알았나보다. 오르지 않는 조회수에 혼자 실망했다가 기대했다가를 반복하면서도 생각날 때마다 글을 올렸다. 내가 주장하는 글보다는 주로 정보공유 성격의 글을 많이 올려서인지 공유해달라는 댓글이 하나, 둘씩 달렸고 곧 메일로 자료를 공유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산출을 하려면 투입도 그만큼 있어야 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고 수업을 연구하고 아이들과 놀이를 해보고, 각종 정보와 컴퓨터 기술을 배워 나만의 글로 채워갔다. 키워드를 잡는 연습을 하고 한 분야로 주제를 잡아 지속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 조회수가 28,139명에 이르기도 했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결재 과정 없이 내가 이 정도로 됐다 싶으면 글을 발행을 할 수 있는 점이다. 일을 하면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과 다른 사람과 논의하고 관리자에게 컨펌을 받으면서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초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나타나버리는 수정안을 보면서 좌절과 포기를 경험했었다. 블로그는 오탈자 정도만 체크하고 저작권이나 초상권에만 유의하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를 할 수가 있다. 일을 하면서 실현하지 못한 것들을 이 안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느 정도 궤도에만 올라서면 피드백이 바로 온다는 점이다.  댓글에 수시로 오는 공유 요청과 감사인사를 보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육아를 하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받지 못하는 즉각적인 피드백은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등을 두드려 주는 것 같아 어깨에 힘이 실렸다.


블로그를 생업으로 운영하는 분이나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이용하는 분들은 내 블로그의 조회수와 애드포스트 수익을 보면 비웃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직업상 협찬도 받지 못하니 수익을 바라보고 운영할 수는 없다. 그래도 꾸준함의 힘을 믿고 5년 정도는 계속해서 운영해볼 생각이다. 지금 이웃수가 530명 정도인데 1,000명.. 2,000명이 될 때까지! 아마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갈 용기가 쉽게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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