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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여름의 열기는 많이 식었고 이제 날씨가 몇 번의 변덕을 부리면 여름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 개구리 소리에 변화가 생겼다. 음, 진화라고 해야 하나, 현수는 탈바꿈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나는 단순히 픽픽거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픽픽거리는 그 소리로 여러 발음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말로는 설명하긴 어려운데, 뭉뚱거리는 소리에서 세세한 자음과 모음이 탄생했다. 언어를 창조한 최초의 인간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이전에는 안 되던 '가나다라마바사' '아에이오우'가 별 탈 없이 나왔다.
며칠이 더 지나자 드디어 사람 말이 나왔다. 예전의 내 말투와는 약간 다른 어색함이 있지만, 그래도 분명한 한국어가 내 입에서 나와 내 귀로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신이 나서 그 날은 말을 많이 하고 많이 웃었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것처럼, 나는 단순히 울기만 하는 개구리청년에서 사람 말을 할 수 있는 개구리청년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내 변화를 모를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똑같이 사람 말로 들릴테니까. 나는 나만 아는 변화에 혼자 뿌듯해졌다.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맑은 하늘과 뚜렷해지는 구름의 경계선은 계절감으로 우리를 둘러쌌다. 몇 번 더 개구리를 팔았다. 이제는 개구리를 팔고 오는 길에도 속이 더부룩해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습관처럼 개구리를 팔고는 항상 편의점을 들러 슈퍼칩을 사와서 먹었다. 하늘은 계속 높아져갔고 내 그림자는 점점 선명해졌다. 나는 이제 명확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한다. 그렇지만 개구리 소리를 내기 전의 말과 달라진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내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여전히 바쁘지만 행복했다. 새똥개구리는 또 알을 낳았고 나는 여전히 슈퍼칩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