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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May 18. 2016

홍화전

고양이 수제간식, 꽃이 피는 날엔 화전을 지지자? 아니 말리자?


 어릴 적 학교 수업시간에 화전을 만들어 본 적이 있지 않나요? 저도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학교 뒤에 있던 꽃들을 따다가 세척을 하고 찹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꽃을 얹고 화전을 지진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프라이팬의 열기에 너무 익어버려서 노랗게 색이 변했었답니다. 


 예전 쌀가루만 이용해서 화전을 만들려고 하다가 푸석푸석하고 전부 다 갈라지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었는데, 화전을 만들 때는 꼭 찹쌀가루를 쓰시도록 하세요! 화전은 찹쌀가루에 따뜻한 물을 넣어 반죽을 해야 한답니다. 익반죽을 하는 이유는 쌀의 단백질은 밀가루와 달리 점성이 크지 않아 물과 반죽을 해도 끈기가 없답니다. 이 때문에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해서 호화를 도와 반죽에 끈기를 형성하는 것이지요. 이때! 찹쌀가루는 전분의 구조상 수분 침투가 쉬우니 맵쌀보다 적은 양의 물을 넣어 반죽을 해야 한답니다. 


 봄도 왔고! 뒷동네에 꽃들도 화사하게 피었으니! 요즘 비가 너무 많이 오다 보니까 이미 떨어진 꽃들도 많더라고요. 여하튼! 오늘은 반려동물을 위한 화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홍화전, 닭가슴살에 붉은 꽃이 피다


 사람보다 체구가 작은 동물에게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위험할 수가 있어요. 닭가슴살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데다가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갖추고 있는 단백질 덩어리로 아이들의 간식에는 빠질 수가 없는 대표적인 식자재이지요? 이렇게 담백한 닭가슴살 위에 당근으로 붉은 꽃을 올릴 홍화전을 오늘은 식품건조기를 이용해서 말려보았답니다. 


 식품 건조기로 말리는 작업은 저온에서 이루어 지기 때문에, 고온에서 파괴되는 박테리아들은 건조작업에서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꼭 식초물에 닭가슴살을 담가놓고 살균하는 작업을 해주시는 게 좋답니다.



 닭가슴살을 잘게 다져주시고 쌀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섞어주시면 돼요. 너무 간단하죠?



 닭가슴살 반죽을 동그랗게 빚은 뒤 얇게 펴서 식품건조기 위에 올려주었어요. 지금 이대로의 색깔로 나와주면 딱 예쁜 화전이 될 텐데, 말려지면서 닭가슴살 색이 옅은 갈색으로 변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닭가슴살 맛이 화악 농축되었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래요~



 고양이는 당근 속 베타카로틴 성분을 비타민A로 변환시키지 못한답니다. 그러나 소량의 당근은 장내부 청결유지와 섬유질 보충에 도움이 된답니다. 간 당근을 꽃 모양으로 올려주시면 된답니다. 어떤 꽃은 4개의 잎을 어떤 꽃은 6개의 잎을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은 하트로 마무리! 그리고 파슬리를 가운데 꽃술처럼 콕콕 박아주었어요~


 처음 들어갔을 때 보다 크기가 약간 줄어든 게 보이실 거예요. 말리는 내내 닭고기 냄새가 나서 그런지 건조기 앞에서 떠나지 않던 저희 고양이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뚜껑을 열고 사진을 찍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더니, 바로 달려오더라고요.



정말 심취한 거 보이시죠? 콧잔등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어요.



 완성 사진을 찍는 그 틈에도 방금 먹은 홍화전은 모자라니 하나 더 내놓으라는 듯이 살금살금 접근을 하네요. 밀어내도 다시 오고, 잠시만이라고 말해도 다시 올 정도니 그 기호성은 말할 것도 없겠죠? 당근을 못 먹는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닭가슴살과 말려주면 야무지게 먹을 수 있답니다. 



보관은 냉동, 냉장 보관 아시죠? 실온은 아니 아니 아니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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