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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Harmony Jun 16. 2024

아뿔싸. 또 까먹었다.

6월 2주. 나의 기록들

#카카오톡 - 사진 한 장


남편에게 생전 잘 오지 않은 카카오톡이 왔다.

주말에 근무하는 거 뻔히 아는 우리 관계는 서로 바쁠까 봐 쓸데없는 카톡을 많이 하지 않는다.

중요하게 의논해야 하는 사항이 있으면 통화를 하거나 퇴근 후 집에 와서 서로 의논한다.

그런 였는데, 퇴근시간쯤 나에게 카톡이 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지 한 장이 왔다.


바로 우리 회사 앞에 본인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왔다는 인증샷 이었다.

멘트하나 없이 사진 한 장으로 나의 맘을 심쿵하게 하였다.

기분 좋게 달려가서 의 차에 올라탔다.

남편이 나를 더 심쿵하게 한다.


"자기야 삼겹살 먹으러 가자!"

"대박 웬일이야!!! 먼저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지 않는데... 웬일이야!!! 좋아 좋아!!"

"내가 ** 식당으로 데리고 갈게~ 그리고 그거 알아?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야... "


나 정말 까먹었다.

이번에도 정말 까먹었다.

진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날짜를 기억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는 그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어제 내가 지나가는 말로 삼겹살 먹고 싶다고 한 말을 기억해 주었다.

이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사람이다.


그렇게 나의 6월 2주는 시작되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짜증은 그 와 만나는 동시에 씻겨져 가고,

뜨겁게 구워진 삼겹살의 육즙과 기름기가 나의 몸에 기분 좋게 퍼져갔다.

그리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의 탄산이 나의 목을 타고 넘어가서 찌릿한 기분을 남겼다.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우리의 결혼기념일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심쿵하게 할까?


조금은 잊혀 갔다.

기분 좋지 않게 했던 많은 기억들이...

다시 내일은 더 밝은 시간을 기대한다.


바쁘게 시간을 쪼개며 사는 나에게 그는 쉼표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난 또... 결혼기념일을 까먹었다.


아뿔싸! 또 까먹었다.


자는 모습이 제일 귀엽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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