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 먹구 오장

by 구의동 에밀리

안 그래 보이지만 굉장히 소심해서, 늘 남의 눈치에 노심초사하며 사는 편이다.

아닌가? 겉으로도 소심해 보이나……?

아무튼 그래서 평소에 ‘햇살캐’ 같은 사람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이든 방어적(혹은 공격적?)인 사람이든, 그 누구랑도 술술 잘 얘기하고 친해지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그런 사교적인 성격은 일을 잘하는 데에도 필수적이지 않을까 싶다. 학생 때야 혼자 공부해서 혼자 시험 보면 그만이었지만 회사 일은 모든 일이 팀플이니까. 그래서 회사에 다니면 다닐수록 사람 간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자잘한 걱정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이러하게 말했다가 미움을 사면 어떡하지? 그런 의도는 아닌데…….’

‘이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싶은데, 지금 성급하게 얘기를 꺼냈다가 생각이 짧은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질문해도 되나? 혹시라도 자꾸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어쩌지? 그래도 이거 해결은 해야 하는데. 독단적으로 할 수도 없고…….’

이런 소심한 성격이라, 얘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괜히 더 반갑다. 골칫거리인 문제가 있으면 같이 고민해 주고, 꼭 그런 문제가 없더라도 ‘커피나 먹구 오장~’ 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분들.

다들 말은 안 해도 내심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아니면 역시 내가 내향형이라서 고민이 많은 편일까? 진정한 외향형 인간의 삶은 나 같은 내향형 인간의 삶과는 360도 다르려나?아참, 360도를 돌면 원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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