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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의동 에밀리 May 13. 2024

임신한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2개월 7일

최근에 친한 몇 명의 지인들로부터 임신 소식을 들었다. 심지어 출산예정일을 볼 때, 웬만하면 우리 아이와 동갑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반가웠다. 


소식을 듣고 나니, 자꾸만 연락해서 근황은 어떤지도 묻고 싶고, 여러가지 팁도 주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임신, 출산, 육아는 아무도 먼저 관련 정보를 떠먹여 주지도 않는다는 점에 비해서 인생에서 너무도 중요도가 큰 이벤트라는 사실이 첫 번째 이유였다. 그러나 두 번째 이유는, 근 1년 사이에 그 세 가지를 주루룩 거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던 탓에, ‘그대만큼은 이 고생을 하지 마시오’라는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데, 카톡으로 전하기에는 칸이 부족해서 글로 따로 남겨 본다. 전문 지식은 전혀 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쓴 글이지만, 내 지인들 뿐 아니라 이제 막 임신이라는 이벤트를 맞이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임테기 체크 직후


일단 병원부터 가자!


병원에 가야 이게 진짜 결과가 맞는지 정확하게 확인도 할 수 있고, 의사 선생님께서 상태 체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상세하게 알아서 잘 알려주신다. 나는 병원 방문했던 날에 배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해서 바로 임신확인서도 받을 수 있었다. 


임신확인서를 받으면 회사 인사팀에 최대한 빨리 제출해서 단축근무를 신청하자. 단축근무가 보통 임신 초기에는 12주까지 가능한데, 임신확인서를 받는 순간 이미 6~8주가 지나 있으므로 끽해야 한 두 달 정도밖에 단축근무를 누릴 수 없다. 정확히 착상이 언제 되었는지는 알기 어려우므로 보통 마지막 생리일을 기준으로 주차를 세기 때문. 


그 다음은 보건소를 가자!


보건소에 가면 임산부 배려석 뱃지도 받고, 각종 영양제와 축하 선물 (나는 가재수건 등을 받았던 것 같다)을 준다. 무엇보다도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팜플렛도 받고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지원책이 워낙 많다 보니 챙기기가 힘든데, 여기서 대략적으로 ‘아 이런 게 가능하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자


임산부를 배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덕인데, 세상에는 못돼 처먹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따라서 임신 기간만큼은 성악설을 믿으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아야 정신건강에 이롭다. 


지하철과 버스의 임산부 배려석은 ‘원래 이상한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자. 노약자석이 비어 있다면 그냥 거기 가서 앉자. 그리고 아무리 기분이 더러워도 서서 가는 것은 피하면 좋겠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아픈 게 문제가 아니라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그 밖에도 회사에서도 웬 얼간이들이 별의별 소리를 궁시렁댈 수도 있고,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리송한 발언을 들을 기회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화를 내거나 슬퍼하기 보다는, ‘어쩜 저렇게 EQ가 떨어질꼬’ 하면서 딱하게 여기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연습을 하자.



�앱


앱은 아래 2개를 많이 썼다. 


- 베이비빌리: 주차별로 재미있는 태아 성장 정보를 주고, 출산예정일 기준으로 커뮤니티를 묶어줘서 게시판을 들락거리는 재미가 있다. 때로는 하소연도 하고, 또 때로는 다른 사람들도 나랑 똑같이 사나 눈팅도 하면서 재미가 쏠쏠했다. 개인적으로는 맘스홀릭 베이비보다 여기를 눈팅하는 게 간편해서 자주 방문했다. 


- 베이비타임: 의외로 배뭉침 체크할 때 유용. 배뭉침이 있으면 ‘유축’을 터치해서 기록했다. ‘순산해요’ 앱을 보통 많이 쓰지만, 그 앱은 과거 기록을 보기가 어려웠다. 



�초음파 검사


초산이라면 어쩔 수 없이 불안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초음파를 보지 않으면 ‘잘 지내고 있을까?’ 하고 정말 궁금해졌다. 


다만 초음파 검사 비용이 2주에 한 번 꼴로 지원되다 보니, 그때그때 가서 보려면 몇 만 원씩 깨질 수가 있다. 하지만 역시나 태동이 느껴지지 않는 임신 중기 혹은 초기 까지는 초음파검사를 일주일에 한번씩 보고 싶을 수 있다. 비용 부담만 없다면 그냥 가는 걸 추천. 보지 않고서는 불안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면 그냥 가자.


나는 꿋꿋이 안 갔다가 결국 불안하게 지냈다. 아마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기는 괜찮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그냥 있겠지만. 



�임당(임신성당뇨)

병원에서도 유료로 검사를 할 수 있지만,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식단 관리를 하면 조금만 예방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호르몬 영향이 제일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 거라고 받아들이자.


다만 재검이 뜨면 피를 하루 세번 채취 해야 하므로 마음의 준비는 해두자.



�정부지원사업


임신, 출산, 육아 관련된 정부지원사업이 정말정말 많다. 하지만 너무 많아서 거의 춘추전국시대 급이라 헷갈린다. 나라, 서울시, 자치구 등등 시행 주체도 다르다 보니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미리 봐두지 않으면 까먹고 놓칠 수도 있다. 


참고로, ‘서울 아기 건강 첫걸음’ 이라는 신생아 건강 관리 서비스는 임신 막달에 신청을 미리 해두자. 출산하고 나면 정신이 없어서 신청할 겨를도 없어진다. 


알아보는 방법은? 일단은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 찾아보고, 복지로 사이트 등을 찾아보자. 그나저나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하러 가면 ‘이러이러한 게 있답니다’ 하고 알려주실 테니, 그걸 바탕으로 검색을 시작하자. 그 밖에는 블로그랑 맘카페(맘스홀릭베이비 같은) 검색하고 다니는 것 정도……. 



�조산 조심


이상하다 싶거나 내가 20~28주차인데 그냥 걱정이 된다 싶으면 “자궁경부 길이 좀 재 주세요”라고 산부인과에 요청하기.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먼저부터 재 주는 병원은 많이 없다. 복부 초음파로도 될 수 있지만 정확하게는 질 초음파로 측정할 수 있다. 상관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조산 위험과 연관이 아예 없지는 않으니까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 


또 평소에 아래 세 가지를 주의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산부인과를 가자.


 - 출혈: 피가 비치면 무조건 병원에 전화부터 하자. 


 - 양수 터짐: 비상비상!! 막달이라면 48시간(이던가?) 안에 출산해야 하고, 아니라면 항생제 때려부으면서 버텨야 할 수 있다. 양수인지 여부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이 테스트가 가능하다. 리트머스 시험지 자체는 인터넷에서 엄청 싸게 팔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 규칙적인 배뭉침: 출산 임박 신호! 임신 중기부터는 배가 뭉칠 수 있는데 (경험상), 배가 뭉칠 때마다 시각을 기록해두고 텀과 하루 횟수를 파악해서 병원 갈 때 얘기하자. 



�아기케어 선행학습


아래 스킬들만 인형들로 미리 익혀둬도 출산 직후에 아기와 단둘이 남겨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인형은 실습용으로도 따로 파는 게 있지만, 그건 너무 리얼해서 밤에 무서울 것 같다. 적당히 큰 캐릭터 봉제인형만으로도 대강 감을 잡기는 좋다. 


 - 기저귀 갈기


 - 옷 갈아입히기: 배냇저고리 입히는 정도면 충분. 속싸개는? 솔직히 조리원 속싸개야 집에 와서 쓸 일 없지만, 조리원에 스와들업을 가져가서 세탁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집에서 연습해보고 가도 좋겠다)


 - 대변 씻기기: 유튜브에 치면 나온다. 다리 한 짝을 부여잡고 세면대에서 닦아준다. 미리 연습하고 가지 않으면 물티슈로 대변 조각 정도만 닦아낸 다음 신생아실에 씻겨달라고 요청해야 할 텐데, 대변은 요로감염 등을 불러올 수 있으니 웬만하면 깨끗하게 해 주면 좋겠다. 


 - 수유: 모유/분유 중에서 뭘 할 지 미리 결정하고, 본인이 할 수유 방법의 자세를 유튜브(맘똑티비, 다올아이TV, 삐뽀삐뽀 정유미)로 미리 확인하며 인형으로 연습하자. 아기 태어나고 하기 시작하면 정신도 없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특히 모유수유는 요령이 중요한데, 초유만 먹이고 만다고 해도 일단은 직수로 먹이는 기본 방법은 익히고 가자.


 - 아기 안아 들기: 갓 태어난 신생아는 너무 작아서, 이 친구를 데리고 안아 올리는 연습을 하기가 무서웠다. 미리 인형으로 연습해보고 가자. 



�산후조리원


과거로 돌아간다면, 산후조리원은 아예 안 가고 산후도우미만 쓸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개인별로 성격에 따라서 다를 수 있으니, 예전 글을 참고! (https://m.blog.naver.com/emilywebb/223392707333)


마사지는 할인 혜택에 혹해서 너무 왕창 결제해놓지 말고, 최소한만 하거나 아예 입소할 때 신청하자. 첫 1~2회는 뼈마디 맞춰지고 어디가 아픈지 확인할 수도 있어서 좋지만, 그 이후에는 차라리 퇴소 후에 주1~2회씩 출장 마사지를 부르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


남편의 출퇴근이 자유로운 곳으로 택하면 좋겠다. 출산 직후에는 안그래도 호르몬 영향으로 우울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데, 그 와중에 혼자서 너무도 작고 여린 아기랑 덩그러니 남겨져 있으면 마음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위치는 분만병원이나 집, 둘 중 한 군데와는 가까웠으면 좋겠다. 분만병원과 가까우면 퇴원 후에 갓난아기를 데리고 조리원까지 이동하기가 수월하다. 몸이 회복이 이상하리만치 안 된다거나 어딘가 너무 아프다 싶을 때에도, 병원이 가까우면 잽싸게 다녀오기가 부담 없으므로 병을 키우지 않을 수 있다. 집에서 가까우면 이것저것 물품 공수하기 쉽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니까 좋다. 


아기 케어 관련해서, 이 준비물들을 가져가면 좋다.


 - 기저귀 갈이대, 방수패드: 안 가져가면 침대에서 갈아야 한다. 허리도 나가는데다가 침대 시트가 움직여서 갈기도 어렵고, 잘못하면 매트리스가 소변/대변으로 오염될 수 있다. 부피가 엄청 크지만 조리원에서 가장 유용하게 쓸 물건. 


 - 아기 바디워시: 대변 닦아줄 때 유용


 - 수유쿠션: 집에서 똑같은 걸 쓰면 적응하기 좋다


 - 신생아용 메쉬 소재 반팔: 조리원 옷은 두꺼워서 태열 올라올 수 있다. 모자동실 시간이라도 입혀주기. (단, 아기옷은 안 빨아줄 수도 있으니까 손으로 빨 생각 하고 가자)


 - 스와들업: 다리 트여있고, 팔은 뒤집어서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것. 속싸개 싸기 어렵거나 아이가 더워하는 것 같으면 이 옷을 대신 입혀주자. 



산모를 위해 가져가면 좋은 준비물들.


 - 가습기


 - 유축브라: 유축할 때 양손이 자유로워진다. 가져가는 김에, “양쪽 유축 동시에 하고 싶은데, 혹시 깔대기랑 호스 두개씩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미리 물어보자.


 - 싸구려 트롤리: 쿠팡에서 3만원 안짝으로 조립식 제품을 살 수 있다. 회음부든 배든 찢어져서 움직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화장실에 두고 생리대를 왕창 가져다 놓고 쓰면 편리하다. 비싸지 않으니 나중에 여차하면 버리면 돼서 짐 부담이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집에 가져와서 기저귀 갈이대 옆에 두고 유용하게 쓰고 있다.



�모유수유


모유수유는 반드시 임신 중기까지는 공부하고 전략을 세워두자. 모유수유 여부를 결정할 때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보다 ‘삐뽀삐뽀 정유미(전 대한모유수유의사회장)’ 채널의 관련 영상을 꼭 보자.


수유는 완전모유, 완전분유, 혼합으로 나뉜다. 그런데 모유수유는 생각보다 테크닉도 어렵고 실행 스케줄도 빡세다. 내 요령은 물론이고 아기가 무는 것마저 훈련시켜야 하므로, 젖병만 입에 물리면 되는 분유수유보다 난이도가 높다. 


또 분유는 유당 분해 때문에 3시간 텀이 생기지만 (보통 이전 수유 시작부터 다음 시작까지의 시간을 텀이라고 함), 모유는 소화가 잘 되므로 1~2시간에 한 번씩 먹여야 한다. 수유에 30분씩 걸리고 트림 시간까지 생각하면 거의 하루종일 10~20분 쪽잠 자면서 수유만 하는 셈. 


그런데 모유수유의 성공 여부는 출산 후 48시간 이내, 그리고 신생아 시기(출생부터 한 달간)에 결정된다. 따라서 각 수유방법의 장점을 미리부터 비교하고 어떤 수유를 할 지 결정해야 출산 직후 30일간의 생활 패턴을 그에 맞춰서 설계하고 준비해 둘 수 있다. 게다가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에, 출산 전부터 마음 단단히 먹고 마인드 트레이닝 잘 해서 ‘요이땅’ 해야 그나마 견딜 수 있을 것…….


안 그러면 뒤늦게 젖량을 늘리거나 수유텀을 뒤바꾸고 모유수유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와 합을 맞추는 것도 어렵고 (유두혼동이 오면 되돌리기가 너무 힘듦), 이제 와서 1~2시간마다 젖 물려가며 쪽잠 자려니 죽을 맛이 된다 (출산 후 2주까지는 ‘원래’ 1~2시간마다 신생아가 젖을 찾으니 무차별함). 게다가 완모가 아닌 혼합수유에서 서서히 완모로 변경해야 하므로, 젖병 설거지와 유축과 젖량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그 모든 일을 병행해야 한다.


모유수유를 한다면 1) 24시간 모자동실 가능한 산부인과를 찾고, 2) 산후조리원 대신 입주 산후도우미를 3주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둘 다 내가 못 한 것 ㅜㅜ). 모자동실이 안 되면 수유콜을 받고 내려가야 하는데, 신생아는 거의 1~2시간마다 젖을 찾는데다가 규칙적으로 찾지도 않으므로 어차피 수시로 들락날락 해야 한다. 그러나 출산 직후 산모의 몸은 회음부가 찢어져 있거나 배가 찢어져 있으므로 수액 폴대에 의지해서 걸어야 하는데, 그런 몸 상태로는 수유실을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고역이다. 



�마음껏 놀자!


이 때 놀지 않으면 천추의 한이 될 것 같다. 


나는 조산기 때문에 집에서 누워서만 지냈는데, 오히려 평소에 못 했던 게임을 원없이 펑펑 하고 책도 마음껏 읽어서 지금은 여한이 없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입덧이 없다면ㅠ),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하면서 출산 전의 시간을 즐기자. 



�육아준비


출산일까지 살살 걷는 것 말고는 대체로 쉬며 지냈으니, 출산 후에는 “이제 일 할 시간이군” 하는 마인드로 넘어가야 본인부터가 안 힘들 것 같다.


책은 태교나 육아에 대한 마음가짐(?) 책 (예컨대 <나의 부모님이 이 책을 읽었더라면> 같은) 보다는, 실전 육아서와 영유아 책을 읽어두길 권한다. 아기 태어나고 나서는 책 읽을 시간은 커녕 잠 잘 시간도 없고, 바로 적용에 들어가야 하므로 미리 읽어둬야 한다.


아래는 추천하는 책들. 순서대로 읽으면 좋다.


 - 삐뽀삐뽀 119 소아과: 너무 두꺼우니까 앞쪽에 ‘신생아’ 관련이라고 표시된 부분들부터 읽자. 표지만 보면 아픈 아이 케어하는 책 같은데 실제로는 육아 서적.


 - 잘 먹고 잘 자는 아기의 시간표: 아기 키울 때 하루 일과를 대략 어떻게 가져가라는 뜻인지 감을 잡기 좋다.


 - 똑게육아: 영유아 수면교육 실전도서. 스케줄표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해 두자.


 - 베이비 위스퍼: 육아 전반에 대한 도서. 출산부터 육아까지를 다루면서 사람들의 경험담을 짤막하게 예시로 많이 알려주고 있어서 이미지 트레이닝하기 좋다.


 -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영유아 성장 발달에 대한 도서. (사실 아직 안 읽어봤지만 너도나도 추천해서 일단 샀다)


 - 임신출산육아 대백과: 사진이 많아서 좋다. 그나저나 이 책에서 ‘요즘은 분유도 잘 나와서 모유랑 실질적으로 영양 차이가 없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바람에 잘못된 선택을 해버렸었다. 책에 광고지가 많이 껴있는 것을 보고 진작에 눈치 챘어야 했거늘…….


유튜브는 ‘하정훈/정유미의 삐뽀삐뽀119’에서 산전교육, 신생아 등의 플레이리스트를 쭉 봐두기를 추천한다. 두 분 다 소아과 의사인데, ‘하정훈’ 채널은 육아 전반에 대해서, ‘정유미’ 채널은 모유수유에 대해서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 밖에는 아래 채널들을 추천.


 -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의사 두 분이 나와서 소아의 신체/심리 관련 이야기를 하시는데, 재밌다!


 - 다올아이TV: 조리원 운영하셨던 현재 모유수유 전문가의 채널로, 모유수유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맘똑티비: 분만실 간호사님이 알려주시므로, 출산 시 호흡법 등을 예습할 수 있다.


 - 맘TMI: 모유/분유수유 컨설팅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산후관리


운동 꼭 하자! 그러나 출산하고 2~4주까지는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을 수 있으니, 웨이트 치거나 유산소 하는 것은 무리. 


유튜브에서 출산 후 스트레칭 같은 검색어로 나오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Down Dog" 앱에서 ‘Restorative' 제일 초보자 난이도로 설정하고 15분 정도씩만 따라하자. 


나는 4주 정도 지나서 필라테스 시작했는데, 출산 후라 뼈마디 늘어나 있고 등허리에 통증 있다고 하니 잘 맞춰서 운동을 짜주셨다.



�태교여행


국내를 추천! 임산부는 환자 상태에 준해서 조심히 생활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국내였으면 근처 산부인과 가서 금방 치료 받고 나았을 병인데도 해외에 나가면 병원/약국 방문하는 게 어렵다 보니 자칫하면 위험해 질 수도 있다. 


해외여행 많이 안 다녀봤다면 향후 몇 년간을 통틀어서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으로 한 두 군데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나는 대만 가오슝, 일본 오키나와, 일본 오사카/교토를 다녀왔다. 그런데 여행 갔을 때 너무 지칠 정도로 돌아다니던 버릇이 그대로 발현되어서 조산기를 부추겼던 것 같다. 특히 오사카 갔을 때는 몸살감기에 걸렸는데, 호텔 방은 춥고 건조한데다 병원 방문도 어려워서 겨우 타이레놀로 버텼다. 이후 귀국해서도 감기가 좀처럼 낫지 않았고, 거의 출산 1~2주 전까지 비염을 달고 살았다. 


여행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왠지 비행기값 아껴서 국내의 좋은 리조트와 고급 레스토랑 같은 데를 돌아다닐 것 같다. 



�육아용품


육아용품을 집안 가구 배치에 따라서 구매목록 만들고 구입하기! 차근차근, 야금야금 구입해 두어야 나중 가서 집 정리한다고 고생하지 않는다. 특히, 아기가 태어나기 1~2주 전쯤에는 기저귀 갈이대 위치와 아기 옷 어디에 둘 지 등등 세부적인 것까지 세팅을 끝내놓자. 


‘노써치’ 유튜브 채널에서 육아템 비교를 정말 자세하게 해준다. 


참, 이건 지인이 알려준 방법인데, ‘카카오 선물하기’에 이것저것 위시리스트로 찜해두자. 임신/출산 축하 선물은 하고 싶은데 뭘 필요로 하는지 모를 때는 “너 뭐 필요하니?” 하고 묻기가 애매한데, 미리 져장해두면 서로 편하다. 뭘 추가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일단 가재수건과 스와들업을 찜해두자. 가재수건은 다다익선!


아래는 최근 육아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


안방

 - 분리수면 전까지는 아기방은 창고가 된다. 아기 침대도 안방으로 들어오게 됨.

 - 아기침대는 뒤집기(만 4개월) 전까지 쓴다. 그 다음에는 범퍼침대나 혹은 아예 슈퍼싱글 침대로 넘어감. 

 - 아기침대에는 울타리 안에 머미쿨쿨 매트리스를 두고 쓰고 있다. 역류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 했다. 


주방

 - 완전모유수유 예정이더라도,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고 또 유축모유를 줘야 할 수도 있으니, 젖병과 분유 등은 어느 정도 구색은 갖춰두자. 맘마존은 스팀소독기, 분유포트, UV소독기로 꾸려 두었다. 아참, 브레짜도! 없었으면 없이 살았겠지만, 한 번 들여 놓고 쓰니까 이거 정말 편하다. 


거실

 - 거실에는 아이가 눕는 공간이 네 군데 있다. 역류방지쿠션, 바운서, 아기체육관, 기저귀 갈이대.

 - 거실에는 모빌(타이니러브)과 아이 장난감들(인형들)을 놓았다. 

 - 거실에 트롤리를 하나 두어서, 소파에 앉아 수유할 때 요모조모 쓰고 있다. 가재수건함, 핸드폰 거치대, 스탑워치 (진짜 요긴함), 아기 손톱깎이 세트 (지금은 네일 트리머를 씀), 딸랑이, 수유등. 특히 젖병과 가재수건, 핸드폰을 잠시 놓거나, 스탑워치로 트림을 몇 분 동안 시켜줬는지 등을 체크할 때 유용하게 쓴다. 

 - 거실에 체중계와 체온계를 두고 매일 아침 체크해주고 있다. 체중은 성장곡선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할 때 필요함! 미리 사 두고 하루 루틴을 짜서 챙겨주자. 

 - 아기빨래도 빨래통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냥 아직 못 쓰는 커다란 목욕통 바가지를 쓰고 있다. 


수유

 - 수유할 때 발판은 그냥 다이소에서 모니터 나무 받침대 사다가 쓰고 있다. 올라서도 안 부서져서 신기……. 

 - 모유수유할 때 수유쿠션 없이 하는 게 제일 편했다. 옛날 방식으로……. 유튜브에 breastfeeding 치면 서양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하고 있음. 대신에 쿠션 한 두 개 있으면 편함.


덧붙여서, 백일해 접종한 다음에, 백일 지난 아기 키우는 집에 한 번 놀러가는 편이 제일 좋을 것 같다. 아기 설거지라도 해준다는, 혹은 아기랑 놀아주겠다는 명목으로 가 보자.



�운동


운동은 임신 기간에도 꾸준히 하자! 이 때 비축해 놓은 근력이 자연분만 힘주기와 육아 노동에 쓰인다.



�대학병원 뚫어놓기


아무 이벤트 없이 임신 기간이 지나가면 다행이지만, 고위험 임신 상태인 경우에는 진료의뢰서 들고 대학병원에 미리 한 번 쯤은 방문을 해 두자. 그렇게 등록을 미리 해 둬야지 나중에 출산할 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구급차 타고 가서 바로 진료 받을 수 있다.


고위험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분만병원에서 여차하면 전원할 수 있는 큰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자. 특히 신생아집중치료실(NICU)가 있는 곳은 어디가 연계되어 있는지 분만병원에 물어보자. 



�임부복


임부복 청바지 등을 많이 사긴 했는데, 결국에는 니트 원피스만 주구장창 회사에 입고 다녔다. 집에서는 진짜 편한 트레이닝 바지를 똑같은 것 4장 사서 돌려입었다. 지금은 생각해 보면 ‘임부복’보다는 원피스나 츄리닝 바지가 나중에도 입을 수 있어서 좋았다.



�먹는 것


먹고 싶은 대로 먹자. 


커피는? 디카페인이면 많이 먹어도 된다. 홍차, 초콜릿은 10잔, 10개씩 먹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 하루 커피 한 잔이 괜찮다면, 카페인 함량이 그의 반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것으로 기억하는데 맞나?) 홍차나 초콜릿은 몇 개씩 먹어도 되지 않을까?


그보다, 식이섬유 많고 저칼로리인 식품 위주로 먹어버릇 하자. 그래야 변비도 예방하고 (나중에 막달 가면 배가 불러와서 진짜 고역이다) 살도 덜 찐다. 간식으로는 케이크 안 먹는 대신에 과일을 마음껏 먹는 전략을 택했었다. 



�분만 방법


제왕절개, 자연분만 중에서 하나를 미리부터 택해두자. 자연분만 하다가 응급제왕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는데, 일단은 그런 긴급한 케이스는 제쳐두고 결정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의학적으로도 증명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만 경험은 어머니를 닮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연분만해서 난산이셨다면 본인도 자연분만할 때 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식. 


자연주의 분만도 알아는 보자. 자연주의 분만을 하더라도 산모가 원한다면 무통주사를 놓아주는 곳도 있다고 하고, 또 자연주의 분만을 하는 곳은 24시간 모자동실이 가능한 병원이 꽤 있으니 모유수유에도 유리한 것 같다. 



 * 표지사진 출처: Unsplash의 Juan Encal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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