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만큼 성장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by Hwan

언제부터였을까?

네가 내 손을 뿌리치듯 놓기 시작한 것은


어릴 적, 너는 어디를 가든 내 손을 꼭 붙잡았다.

조금만 시야에서 벗어나도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던 너였다.

하지만 지금의 너는, 굳이 내 옆에 있으려 하지 않는다.


혼자 가겠다고,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너를 보며

나는 여러 번 입술을 깨물었다.


'조금 더 곁에 있고 싶은데'

'아직은 내가 필요할 것 같은데'

하지만 너는 자꾸만 내 손길을 벗어나려 했다.


사춘기란 결국

아이들이 세상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만드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그 거리가 서운했다.

마치 내가 너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은

쓸쓸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너는 나를 미워해서 멀어지려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신을 찾기 위해 독립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는 걸.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떨어져야만

비로소 진짜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너는 혼자 결정을 내리고,

혼자 넘어지고,

혼자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아버지인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가끔은 도와주고 싶었고,

가끔은 대신 넘어져주고 싶었지만,

그 모든 순간마다

참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배워야 했다.


아이의 독립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를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가게 하는 준비를 해주는 것이다.


네가 내 품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갈 때,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집처럼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깊게 서로를 믿어가는 시간.


사춘기란

너를 키우는 시간이면서

나를 키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너의 독립성은 나를 서운하게 했지만,

동시에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나는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다짐한다.


"네가 어디까지 멀어지든 나는 변함없이 여기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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