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너는 나의 전부였다.
내가 하는 말에 웃었고,
내가 보여주는 세상을 믿었고,
내가 건네는 작은 칭찬 하나에도 눈을 빛냈다.
하지만 지금,
사춘기를 맞이한 너는
나를 바라보던 눈빛을 거두었다.
어릴 때는 나를 세상의 중심처럼 바라보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나를 평가하는 듯한 눈빛을 보일 때도 있다.
내 말에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너를 볼 때마다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낀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멀어진 걸까.'
'나는 언제부터 너에게 불편한 존재가 된 걸까.'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지만,
명확한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버지로서의 내 자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는데,
너는 이제, 내 곁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사춘기의 너를 이해하려고 애쓰면서도
내 마음은 자주 흔들린다.
화를 내고 싶을 때도 있었고,
서운함에 말을 삼킨 날도 많았다.
사랑하는 만큼, 서운했고
믿어주는 만큼, 혼란스러웠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보호하고 이끄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절실히 깨닫는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느 순간부터는 손을 놓아야 하고,
그 손을 놓은 채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일이었다.
그 상실감 속에서,
나는 조금씩 사랑의 다른 얼굴을 배우고 있었다.
붙잡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멀어지는 걸 받아들이는 사랑을.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알게 되었다.
이 과정 또한 우리 둘이 함께 겪어야 할 성장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