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듣는 질문
내가 올해 군 생활을 한지 어느덧 10년차다
전투병과 동기들은 소령 1차 진급자가 나왔고
나도 다음 주에 소령 1차 발표가 난다
그러다 보니 다들 나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한다
근데 왜 전역해요?
그럴 때마다 질문한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럼 제가 왜 계속 군 생활을 해야 하죠?
한번 정도는 이 질문을 꼭 하고 싶었는데
그냥 가슴 속에 꼭 뭍어두고 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대신 내가 전역하려는 이유를 몇 가지 말해준다
첫번째는 나의 신념이다
예전에 이승기와 하지원이 주연으로 나왔던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다
조정석이란 배우가 했던 멘트인데
(https://m.tv.naver.com/v/644275)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군인
이게 내가 생각했던 군인의 모습이었다
그냥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사랑하고
그 조국을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군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군 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군인은 별로 없구나 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고
나 역시도 그런 군인이 되는 것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적어도 나는 그러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군복을 벗게 되었다
두번째는 건강이다
나는 섬유근통이란 질환을 가진 환자이다
약 5년전에 과도한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이 병을 가지고 다닌다
쉽게 말하면 몸이 굳고 뻗뻗해지는 증상과
목, 어깨, 허리, 무릎 등
신체 주요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 통증을 느끼면서 너무 심하면 잠시 멈추고
괜찮아지면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이 병의 완벽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 병원에서 입원을 해도
그냥 하루종일 앉아 있고
물리치료나 좀 하고 약먹고 그게 전부이다
그러다보니 군에서 하는 훈련이나
각종 근무도 많이 열외가 된다
특히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크다고 생각하기에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더 큰 세상에서 놀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싶다
며칠 전 강연 읽는 시간에서 봤던 내용처럼
난 전형적인 다능인 같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고정된 일을 오래 하는 것보다는
여러가지 일을 다양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군 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많이 도전을 했던 것 같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잘 적용이 되지 않는 점
아니 정확히 말하면 군은 이렇게 자유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롭게 생각하고 활동하기 위해
전역을 하게 된 것이다
군에서 나를 오랫동안 보았던 동기들은
그래도 소령은 달고 나가야지
라는 이야기를 참으로 많이 한다
그런데 혹시나 소령을 달고 나면
중령을 달고 싶을 것이고
중령을 달면 대령을 달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기에
빨리 떠날려고 한다
그래서 난 다음 주에 전역지원서를 내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원하는 삶을 한번 즐겁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