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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미양가 Nov 29. 2024

날마다 솟는 샘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는 함박눈에 취해

오늘 난 하얀 눈 위에 백석님의 아름다운 싯구들을 마구마구 흩어 놓았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뱁새)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오막살이)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고요히)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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