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퇴사 의사를 밝히고,
다시 한번 이 선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후,
다시금 맘에 확정을 말씀드려야 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지혜를 구하며 잘 말씀드릴 수 있길 바래고 바랬었다.
"그래 결정은 했니?"
"네, 아무래도 새롭게 출발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 음.. 사실 우리도 많이 고민했고, 그 사이에서 애 많이 썼어. 그것만 알아줘. 네 상황에 맞는 지원도 이것저것 생각했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무엇이 네가 행복할 지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 진짜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그 말씀을 듣고 나니, 누가 뭐라 하든 나는 진심으로 감사했다. 저렇게 말씀해주시니 그때 비로소 깨어졌던 신뢰가 회복되었던 것 같다.
사실 퇴사 사유 중 윗 분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깨어졌고, 존경하는 만큼 실망이 컸었다. 그런 마음들로 지쳐있었는 데, 그 한마디로 그동안의 실망하고 속상했던 감정들이 씻겨 내려갔다.
사실 경영진은 회사의 이익을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모든 것을 다 오픈할 수 없지만, 멤버들이 이해해 주고 따라와주길 바라지만, 멤버들 역시 보이고 들리는 만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사이 격차라 커지거나, 오해가 생길 때 발생하는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분명 경영진들만의 고민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하튼 서로가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잘되길 빌어주면 되는 것이다.
또한, 퇴사 날짜를 콕 집어 말씀드려서 속상하셨을 텐데, 그 부분은 대표님께 전달하지 않았다고 하신다. 이 역시 감사하다. 역시 중간자 자리에 계신 분 다운 포스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퇴사는 통보가 아닌, 말로서 조율하며 시작하는 것이 예의임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주니어로서 아직은 회사도 사람도 보는 눈이 없을 수 있다. 사람들 말에 동요될 수 있다. 어쩌면 사내 정치에 휘말릴 수도 있다.
당연하다. 그만큼 경험이 없는 백지상태이니까 어떤 말을 듣고, 보는지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듣고,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이 사람과 이야기해보기 전까지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한 이야기다. 나는 묵묵히 나의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과 끝이 아름다울 때, 힘들었던 그간의 과정이 있다 하더라도 미소 지으며 기억할 수 있다.
아름답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
배운 대로.
부담스럽지 않은 퇴사 선물과 진심이 담긴 손카드를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선택을 존중해주신 것에 힘입어 진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