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사 후 독자적인 생존을 꿈꾼다. 그러나 그런 수익거리를 찾기 어렵고 더군다나 퇴사하자마자 생존 가능한 돈벌이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누구나 안정성을 띠기까지 1~2년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런 '올인'이 가능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건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나 같은 경우, 직장 퇴사하자마자 네 달째 월 250만원 이상 벌고 있다. 당초 그 이상 벌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와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쨌든 퇴사 직후 바로 버는 이 상황을 많은 직장인들이 꿈꿀 거라 생각한다. 내가 엄청난 능력이 있어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나는 퇴사 후 독자적인 삶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지난 2년간 직장인 투잡을 통해 부업의 수익화를 끊임없이 시도했고, 더 나아가 지난 10년 동안 블로그에 올인하는 삶을 살았다. 그저 오래하다 보니 수익성이 나고 직업이 된 것뿐이었다.
많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 단기적인 성과를 바란다. 업의 전망과 사업성만 생각한다. 내가 투자하는 만큼 이득이 떨어질지 고려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 치고 꾸준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도 블로그로 성과 본 게 시작한 지 5년만의 일이고, 그 전까진 그저 블로그를 재미로 했을 뿐이었다. 이 세상에 하자마자 바로 성과 보는 일은 단연코 없다. 그걸 대부분의 사람들이 앎에도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는 건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확실한 것에 기댄다.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순간 불안감에 휩싸인다. 끊임없이 나와 나의 선택을 의심하고 확실한 것으로 돌아오라고 압박한다. 대부분은 그런 상황에 굴복한다. 이내 내 상황을 합리화 하거나, 수익성 없는 것이라 단정짓거나, 다른 확실한 것으로 눈을 돌린다. 확실함을 만들기 위해서 나 자신을 믿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함에도 그런 불안을 이겨내지 못한다. 한번도 그것을 이겨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홀로서기를 절대 하면 안 된다.
나는 이미 퇴사할 때부터 20여개 관리업체를 갖고 나왔다. 혼자 하더라도 최소 월 2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도록 세팅했다. 그게 가능했으니 이렇게 글도 쓰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지, 만약 그 정도가 안 됐으면 나도 심각한 불안에 빠져 금방 투잡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나 또한 누구보다 안정성을 추구한다. 불안정한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은 도전욕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직장인 투잡을 했다. 안정성을 주는 월급쟁이를 하면서 동시에 도전욕을 해소시켜주는 부업을 한 것이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 시기에 나는 가장 자유로움을 느꼈다.
지금은 그런 안정성이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안정된 생활로 이 시기를 버텨내고 있다. 홀로서기를 할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이 바로 '늦잠'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마포에 공유오피스를 구하고 나서 말끔히 해결되었다. 4개월째 직장 나가듯 출근 시간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9시 정각까지 출근하는 건 아니다. 9시 20분 정도?) 매일같이 정해진 일상을 소화하고 25개 업체를 기반 삼아 도전욕을 실천하니 이전 투잡 생활과 비슷한 기분을 내고 있다. 물론 아직 그만큼 벌이가 되지 않지만 저녁 있는 삶을 사는 것이 크게 만족스럽다.
퇴사 후의 삶에는 기댈 구석이 없다. 이전처럼 따박따박 돈이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 월초가 되면 다시 '0'부터 시작해야 한다. 매달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 신세가 됐다 월말이 될수록 주머니에 푼돈이 들어차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지만 아직 이 현실이 어색하고 때로 버겁기도 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의지에 불타 있다. 지금 같은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블로그 강의나 부업 강의를 해보면 열정이 불타는 수강생을 자주 만난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금방이라도 성과를 낼 것 같은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그들 중 꾸준히, 오래하는 사람을 안타깝게도 만나보지 못했다. 짧게는 1주, 길게는 1~2달 열심히 하다 뒤도 안 돌아보고 그만둔다. 물론 막상 해보니까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제대로 된 맛도 보지 못한 상태이며 그 맛을 한번 보면 충분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기도 전에 쉽게 그만둬 버리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기로 할 때 꾸준히, 오래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따진다. 그걸 하다 내가 쉽게 지쳐버리는 건 아닌지 그 강도와 내 체력을 고려해 가능하다 확신이 섰을 때 무엇을 행한다. 그게 내 루틴으로 한번 자리 잡히면 잘 바꾸지 않고 다른 것을 쉽게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냥 그 상태로 쭉 가면서 그 안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고 도전욕을 해소한다. 그게 현재 이 글쓰기이다.
그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완벽해지려 한다면 첫발을 떼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내 실력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보완해 나가겠단 마음을 가져야 루틴을 이어갈 수 있다. 지금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만 봐도 얼마나 엉터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고, 발전해 나가겠단 의지이다. 그렇게 1년 이상 하니까 메가스터디에서 강의 영상도 찍고 금전적 수익도 얻고 나의 가치가 올라가더라.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다면 끈기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하는 게 아니고, 내게 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백 번씩 내가 되뇌는 말이다.
물론 매일 정해진 루틴대로 생활하는 건 어렵다. 나도 일하기 싫어 한참 딴짓 피우다 해야 할 일을 다음 날로 미루기도 하고, 갑자기 몸이 아파 오후 일정을 전부 취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주일 전체로 봤을 때 꾸준함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꾸역꾸역 하다 보면 확실한 성과로 보답 받는다. 오늘 내가 그렇다. 어제 이 글을 마무리지었어야 하는데 오늘까지 끌어오다 원래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 오후에 오전 일, 오후 일을 다 쳐내느라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가 있을 예정이다. 괜찮다. 오늘 일을 다 마무리 못 하면 내일 하면 되지. 정 못하겠으면 우선순위 가장 밑단에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중요한 것만 챙겨도 성공이다.
-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