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재즈, 그리고 찰리 파커

짧지만 강렬한 음악으로 세대를 감동시킨 전설적 색소폰 연주자

by 홍천밴드

찰리 파커는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1940년대 **비밥(bebop)**이라는 새로운 재즈 스타일을 개척한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기존의 스윙 재즈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한 리듬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즉흥연주와 독창적인 화성 진행을 선보이며 재즈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스윙 시대의 음악이 춤을 위한 무도 음악이었다면, 파커가 주도한 비밥은 감상과 연주 자체를 중시하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별명은 'Bird'인데, 연주가 새처럼 가볍고 유연하게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로는 투어 중 차에 치인 닭을 파커가 저녁거리로 삼자고 한 일화에서 비롯되어, Yardbird(닭을 뜻하는 속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별명은 훗날 그의 상징이 되어, 뉴욕의 전설적인 재즈 클럽 Birdland와 같은 이름에도 남아 있다.


파커는 불과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오랫동안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하며 몸이 크게 쇠약해졌고, 결국 폐렴과 내장 파열로 인한 내출혈이 사망 원인으로 기록되었다. 당시 부검을 맡았던 의사가 그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은 50~60세로 추정할 정도로, 그의 몸은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다. 음악적으로는 천재였지만, 사생활에서는 심한 마약 중독, 방탕한 생활, 폭식, 여성 편력 등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커는 재즈 역사에 거대한 흔적을 남겼다. 그의 연주는 수많은 뮤지션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고, 후대 재즈가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된다. ‘만약’이라는 말이 의미 없는 상상일지라도, 만약 찰리 파커가 더 오래 살아 더 많은 곡을 남겼다면 재즈의 흐름은 지금과는 또 달랐을지도 모른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의 음악 인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파커의 재즈를 듣는 것만큼 어울리는 순간도 없겠다.

https://youtu.be/ryNtmkfeJk4?si=-4efrknDfL3y0IC7

Charlie Parker - Now's th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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