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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l 08. 2024

오십이니까 아프다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88


오십이니까 아프다


아프니까 오십이다

라고 제목을 짓고 싶은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부터

아프니까 사십이다

아프니까 환자다 등 

아프니까 시리즈가 너무 많다.


세상 돌아가는 것은 이제 좀 알겠는데

우리는 그냥  

온 삭신이 아프니까 오십이다.     

너덜너덜

몸은 만신창이로 아픈데

살랑살랑 

마음은 더 푸른 봄이고

팔랑팔랑  

들에 갓 나온 봄 나비다.    


꽃이 지는 게 아니라

잎이 나는 거다.

열매를 맺으려고 꽃이 진다.

속이 단단히 차고 

꽃보다도

향기롭고 달달하게

익어진다.


약봉지에 뭐라 쓰여있나 안 보인다고

늙었다고 착각하지 마라.

아무것도 포기하지 말자.

입술도 좀 발갛게 바르고

등 펴고 아랫배에 힘 딱 주면

못할 일이 없다.

겨울 다 가고 봄 온다.

분홍치마 찾아 입고 나비처럼 이뻐져서

봄 마중이나 가자.


오십이니까 예쁘다.

아직 나는 내 드라마 주인공이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내생에가장두루아픈나이50 #살다보면적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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