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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l 09. 2024

바다가 보이는 자리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89


바다가 보이는 자리  

  

바다 볼라꼬 이 비싼 커피값 내고

여기 와서 커피 마시는 거 아이가

옆자리 아저씨가 말했다.     


바다는 통영에도 있는데

부산 와서 바닷가 커피숍에서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셔야 맛이가?     


통영 바다랑 부산 바다랑

틀리다 아이가.

하고 갱이가 말했다.  


뭐가 틀리노?

다 같은 바다 아이가.


통영 바다는 삐고

부산 바다는 머싯따아이가*.


통영 바다는

열아홉 소녀 윗 가슴에서 내도록 울렁거렸다.

나를 어쩌란 말이냐

바다에게 물으면

애꿎게 가슴에 철썩철썩 파도만 부딪혀 왔다.

그래서 통영 바다가 푸른 멍이 들었다.


부산 바다는

삼사십 얄궂은 안 가슴에 눈 부시게 찰랑거렸다.

나를 어쩌란 말이냐

바다에게 또 물으면

대답대신 청춘의 푸른 멍을 쏴아아 씻어가 주었다.

그래서 부산 바다가 파랗다.


*머싯따아이가: 멋있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제가다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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