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짜리 진주 목걸이
마박이 먼저 독일 돌아가기 전에
남포동에서 삼만 원짜리 진주목걸이를 사줬다.
웬만하면 다들 집에
진주목걸이 하나쯤은 있겠지만
요즘 애들처럼 꾸안꾸*로
맨투맨 위에 무심하게 척 걸치려면
목걸이 길이가 짧아야 한다.
지금은 패포자지만 패션을 무지 좋아했다.
엄마가 하는 말이
엄마의 엄마 장롱에도 홍콩 양단 치마저고리가
수십 벌 걸려있었다면서 우리 피가 그렇다 한다.
한 번은 신세계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바닥을 밀대로 닦고 있던 아주머니가 테이블 밑에서
신발을 보고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이 신발 어디서 살 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남포동이요.
시칠리아 아그리젠토의 어느 카페에서
서빙하던 웨이트리스가 내 페디큐어 색을 보고
그 파란색은 어디서 살 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한국이요.
독일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아가씨가 고데기 뭐 쓰냐고 물어서
한국산 봉 고데기입니다 했다.
홍콩, 밀라노, 도쿄로
가방, 신발, 옷, 액세서리 등을 사러 다녔었다.
지금은 한국에 다 있다.
이십 년 전에는 유럽이나 외국에 나갔지만
이제는 영감 받으려면 서울로 가면 된다.
*꾸안꾸: 꾸민 듯 안 꾸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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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박이가부끄럽다고 #싼데이쁘면최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