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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Mar 30. 2024

순간


길을 걷고 있다.

무엇을 위해 걷는 것은 아니다.

그냥 걷는 것이다.

생각을 지우고 미움도 지우고 욕심도 지우고


걷고 또 걸으면서

되짚어도 보고 욕도 하고 화도 낸다.

분이 가라앉지 않음에 더더욱

나를 몰아치며 걷는다.



이포보 다리에 차가 달린다.

걷는 이는 나 밖에 없고

차는 무섭게 맹렬하게 달린다.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순간 무서움을 느낀다.

앞만 보고 가는 나의 등 뒤의 무언가에


무서움이 엄습하자 발걸음이 빨라졌다.

순간순간 지나쳐가는 수많은 자동차들

나에게도 지금은 순간이고

그들에게도 지금은 순간이다.


어쩌면 내가 지금 화가 나고 힘이 드는 이 시간도 순간이다.

인정할 수 있지만 인정하기 싫은 지금마저도.


난 다시 걷는다.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자동차처럼

우리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을 향해

내일 하루만큼은 부모님께 감사하기 위해

걷는다, 앞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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