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스케치

by 꿈부자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다.

은근히 날 닮은 것 같긴 한데 나랑은 분명 다르다.

아니 나쁜 건 날 닮고 잘한 건 아내를 닮았단다.

성격은 내가 더 좋고 셈도 내가 더 빠르고 정리도 내가 더 잘하는 데 장난치고 사고 치는 것만 날 닮았단다.

흥.


하루는 동규도 나경이도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과 말을 할 때가 있다.

그것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을 말이다.

그래서 정정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 아니다.

아이는 스케치북이다.

가끔 아빠와 엄마의 덧칠이 아이의 그림을 도와준다는 착각을 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가진 완성의 조급함이 아이들의 그림을 망치는 것 같다.


그리고 문득 내가 어릴 때 그린 그림에 누나든 엄마든 덧칠해 주는 걸 왜 싫어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 그림은 내가 완성하고 싶었을 테니까.


오늘부터 나도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보자.

아이들의 그림이 내가 보는 관점과는 다르지만 그 가치는 감히 판단할 수 없다.

그들 세대가 보는 오늘날의 현대미술의 영역처럼,

매일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영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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