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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살에 6000억원을 벌어들인 여성의 철칙

by 김지아 Aug 16. 2024

이 세상 극소수 부자들이 어떻게 대다수 사람들의 지갑에서 돈을 빼내 그들의 부를 키우고 있는지 안다면, 아마 다들 깜짝 놀랄 것이다. 분노로 밤잠을 설칠 수도 있다. 질투심에 휩싸여 직장을 퇴사하고 사업을 해보겠다며 이리저리 일을 벌려볼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이 빌드업 해온 사업 시스템과 브랜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매일 매일 부를 축적한다. 그들의 핏줄과 가문을 대대로 부강하게 한다.

부자들이 평범한 사람의 지갑에서 돈을 빼가는 비결은 단순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 뿐이다. 예를 들면 불닭볶음면 같은 게 있다. 맵고 짠, 조미료로 뒤범벅된 볶음면이다. 이걸 팔아서 삼양식품은 작년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좋아해서다.


내가 봤던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들은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열광하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했다. 그들의 안테나는 언제나 대중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촉각이 곤두 서 있었다. 아무리 바빠도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는 제목과 내용을 꼭 챙겼다.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식당, 카페, 베이커리 등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줄줄이 꿰고 파악하고 있었다. 스케줄을 잡는데, 톡에서 뜬금없는 유행어나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했다. 귀염뽀짝한 핑크색 이모티콘이 물론 본인 취향은 아닐테지만, 사람들이 좋아한다니까 써보는거다.

부자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지나치게 세심해서 약간 부담스럽고, 몸둘 바를 모르겠을 때가 있다. 그들은 말 한마디 한마디 상대의 표정을 깊이 살핀다. 신중하게 소통하려 하고, 혹시나 대화에 오해한 게 있거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질문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데 있어 그런 태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실 돈이 있으나 없으나 대단한 품격을 느끼게 한다. 부자들이 돈이 있어서 어려운 게 아니다. 타인에게 집중하는 능력이 초월적이기 때문이다. 이 에티튜드가 없다면 대부분 졸부 수준일 뿐이다. 혹은 부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착하고 남 배려하는 성향의 사람이 돈을 벌게 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이 취약한 부분도 크다. 사기 당하기, 뒤통수 맞기 등 착한 사람들에게 있어 치명적인 사고들이다. 또 이들은 경쟁적이지도 않고, 악바리 근성이 없기 때문에 환경이 조금만 거칠어지면 나가떨어지기 쉽다.


하지만 이 부분만 강화하고 보완해간다면, 자본주의 생태계에서 최상위 단계에 올라설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라는 책에 소개돼 있다. 남들에게 주길 좋아하는 '기버' 성향의 사람들이 자본주의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와, 맨 아랫층에 가 있다는 내용이다.

22살에 동대문에서 옷을 떼다 인터넷 쇼핑몰 브랜드를 만들어 35살에 6000억원을 벌어들인 여성이 있다.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물론 자기가 옷을 좋아해서다. 하지만 사업을 하게 되면서,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계속해서 연구했다고 한다. 1인 기업으로 사업을 꾸려가던 초창기엔 모든 CS를 일일이 직접 응대했다고 한다.


오전 9시부터 고객 전화 받고, 인터넷에 사진 올리고, 물건 택배 붙이고, 교환/환불도 해줬다. 고객과의 통화를 1시간도 넘게 했다고 한다. '와이프가 옷을 너무 많이 사서 그러는데 환불 해달라'던가, '옷 산 걸 들키면 안되니 어디다 좀 숨겨달라'는 등 온갖 자질구레한 요청들을 다 들어줬다고 한다. 자긴 태생이 장사꾼이라 손님이 원하는대로 들어줘서 하나라도 더 팔면 이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특별한 말은 아니고, 예전 인터뷰에 다 나온 얘기다.

사람을 어떻게 해야 잘 보냐고 묻는 질문들이 많다.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상대가 뭘 좋아하고, 어떤 개성이 있으며, 어떤 유년시절을 보냈고, 현재 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과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등등 한 사람을 머릿속에 온전히 그려낸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된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연습해보면 된다.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될 것이다. (무서운 사실은, 요즘은 애인도 너무나 무관심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개인들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점점 그 범위는 넓어질 것이다. 이게 습관화되면 길 가다 한번 보는 사람도 척 하면 척 하고 이미지를 갖게되는 어떤 점쟁이(?)로 진화할 수 있다.


애인일수록, 특히 결혼할 상대일수록 이 지점을 면밀히 봐라. 모든 콩깍지를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


상대가 자신의 단단한 자아를 벗어나 나를 배려하고, 나 뿐만 아니라 제 3자인 낯선 타인을 기본적으로 배려하는 자세를 갖춘 사람인지 모든 상황에서 검토해봐야 한다. 모든 상황이니 오랫동안 지켜보는게 유리하다. 본인이 화가 난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자.


나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이 뭘 원하고 있는지 집중해 캐치해내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이 능력을 갖춘 사람은 스스로 아주 큰 부를 일으킬 수 있고, 평생 안정적이고 편안한 배우자감이 될 수 있다. 주변에 '센스 있는 사람' 했을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 사람을 부디 놓치지 않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eVli-tstM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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