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부당하고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관계는 멈춰야 한다.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거절해야 한다.
거절 당하는 것보다 거절하는 걸 두려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일명 '착한 사람 컴플렉스'다.
세상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타입이다.
당연하다. 권리 위에서 잠자고 있어서다.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표현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사람에게 누가 친절히 다가와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라고 물어보겠나.
거절을 못했다는 이유로 인생의 첫 연애 상대와 결혼까지 해서, 이혼하지 못하고 평생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반대로 아주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상대와 있을 때 아주 미묘하게 기분이 틀어졌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 역시 평생 혼자 사는 수밖에 없다. 옆에 있는 상대가 기분을 좀 상하게 한다고 해서, 바로 "그만 만나자"고 이별통보 할 것 같으면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건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된다.
그리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무척 행복하게 산다. 어쩌면 그런 부류의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함께 있을 때의 불편함을 견디는 것보다는,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과 고독을 즐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관계에 있어서 거절을 제대로 못하고 질질 끌려가느니, 차라리 다 끊어내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훨씬 높을 것이다. 이 진실을 깨달은 젊은 세대들은 홀로서기를 선언하는 중이다. 결혼도, 출산도 인생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친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그런 젊은 세대를 보면서 호들갑을 떤다.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안한다면서, 국가 대 위기 상황이라고 난리법석을 떤다.
하지만 청년들이 연애도 결혼도 안하는 진짜 이유를 제대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한민국은 자살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통계청은 오늘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7.3명으로 1년 전 25.2명과 비교했을 때 8.5% 증가했다. OECD 전체 평균 자살률은 10.7명이다. 우리나라 다음인 리투아니아(2022년 기준)는 17.1명이다. 압도적인 1등이라는 말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 등 베스트셀러 작가 겸 14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마크 맨슨은 한국을 방문한 뒤 '왜 한국은 전세계에서 자살률 1위 국가가 됐을까 (Why South Korea Became the Most Suicidal Country in the World)'라는 제목의 24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224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전세계인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CnvVaXEh3Y
해당 영상에서 마크 맨슨은 처음부터 끝까지 맞는 말만 해대는데, 가장 공감 갔던 부분은 한국인들의 '인지왜곡'을 지적하는 파트였다. 그는 "한국인들의 가장 흔한 인지왜곡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개념(All or Nothing)'이다" 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은 20세기에 이뤄낸 눈부신 경제적 성과가 있다. 전쟁을 겪고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던 우리나라는 최대한 빨리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한국 사람들에게 '성장'은 '생존'의 문제였다. 결국 오늘날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1등만 살아남는다는 기형적인 맹신이 한국인의 두뇌와 DNA에 주입된 셈이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대한민국 살려야 한다. 결코 윗세대에게 의지하거나 기대려고 하지 마라.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지난 세월을 자기 자신이라는 걸 포기하고 살아왔고, 그 시스템 안에서 수많은 동료와 친구들이 죽는 걸 지켜봤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세대였다. 나 하나쯤 잃어버리는 건 대수롭지 않다 믿었던 사람들이다. 물론 그 후유증의 여파가 없을 수 없어 대한민국 중년들에게도 위기가 닥치는 중이다. 하지만 그들은 투표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세대다. 반면 대한민국 2030 인구는 1265만명이고, 40대 이상 인구는 2329명이므로 절반 정도다.
의식을 가져야 한다.
뭐 1등을 하라느니, 좋은 학벌을 가져야 한다느니, 대기업을 들어가야 한다느니,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야 한다느니 같은 자기개발서에 적혀 있는 말이 아니다.나는 자기개발 쓰는 사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서 극혐한다.
자기 인생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생의 고통을 인지해야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인생에 희망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희망은 없지 않다.
희망이 없다고 믿어서 희망이 사라져버린 거다.
지금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건간에 상관없다. 어떻게든 살아가는 일상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거다.
그러니 제발 스스로에게 제일 잘 해주길 바란다.
거기서부터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_8ydghbGSg